[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한국인 최초 우주인’ 타이틀을 거머쥔 이소연 박사가 과거 후쿠시마 관련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다. 현재 일본 제품 및 여행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이 박사의 출연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 박사는 지난해 11월 ‘디스커버리채널 아시아’가 방송한 ‘후쿠시마의 꿈, 그 너머’에 출연했다. 이 박사의 출연 장면은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후쿠시마의 꿈, 그 너머’는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도호쿠 지방을 재조명했다. 도호쿠 지방에는 후쿠시마현이 속해있다.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도호쿠 지방의 농업과 어업 환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돼 나아졌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서 이 박사는 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와 이 지역 특산물인 복숭아 농장 등을 방문했다. 이 박사는 후쿠시마산 복숭아를 직접 먹은 뒤 “색깔이 예쁘다. 참 맛있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 우주인 타이틀을 가진 이 박사가 후쿠시마 복숭아를 직접 먹는 장면에 당시 국내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었다. 다큐멘터리 내용이 후쿠시마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식으로 풀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나는 과학의 시선으로 후쿠시마의 진실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 박사는 “(일본) 정부에 의해 정보가 통제돼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정보들이 유통되는 가운데, 그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확인하고 싶었다”며 “미국에서는 후쿠시마 이야기를 타블로이드의 선정적인 이야깃거리로 참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궁금증은 더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당시 다큐멘터리 촬영팀과 출연자들은 개인별 방사능 트래커를 부착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가는 곳의 대기 중 방사능 농도를 계속 체크하면서 안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복숭아를 먹은 것에 대해 이 박사는 “후쿠시마의 복숭아를 먹을 수 있었던 건 그들이 건네는 음식의 방사능 수치를 내가 직접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도 내 삶을 살고 미래를 염려하는 나약한 사람이지만, 내가 측정한 데이터가 나에게 ‘이 음식이 괜찮다’고 말할 때 괜한 공포감만으로 거부하는 건 옳지 않은 거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이 박사는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나를 써서 후쿠시마 농산물을 팔려고 했다면 바보 같은 기획”이라며 “한국에 이소연 안티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도 안하고 그런 기획서를 올리는 일본 공무원이 있다면 당장 일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여전히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국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일본 후생노동성이 일본 내 농·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여전히 세슘이 검출됐다”며 “특히 후쿠시마산이 다른 지역보다 (방사성 물질이) 더 많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안 국장은 해당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지 않아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답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일부 농·수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후쿠시마산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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