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 "강제집행 일시나 장소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다"
- 배익기 씨 "상주본 관제 조작 사건 밝혀지면 다시 돌아올 것"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배익기(56) 씨가 19일 <뉴스포스트>에 배 씨가 고의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불태웠다고 주장한 안민석 의원을 향해 “화재에 탄 게 아니고 내가 고의로 불태웠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주본을 사진으로라도 볼 수가 있냐는 본지의 요청에는 “그거에 대해선 일체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배 씨는 현재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익기 씨가 공개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 편집=뉴스포스트)
배익기 씨가 공개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 편집=뉴스포스트)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배 씨 집에 발생한 화재로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주본 사진을 공개하고 “일부 전문가는 이것(상주본)이 자연적으로 불에 탄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불에 태워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지난 2008년 7월 배익기 씨가 한 지역 방송을 통해 최초로 공개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2015년 3월 배 씨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부가 불에 타 훼손되고 한 장이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안민석 의원이나 정재숙 청장이나 공인으로서, 관리로서 진실을 밝힐 시늉이라도 할 자세가 돼 있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정재숙 문화재청 청장도 18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배 씨가 상주본 반환을 지속적으로 거부할 경우 상주본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이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압수수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청장은 상주본의 소유권이 문화재청에 있음을 11일 대법원 판결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18일 안민석 위원장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인위적으로 불에 태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안민석 위원장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인위적으로 불에 태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배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의 소송 상고심에서 배 씨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형사소송에서 상주본 절도죄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은 것을 근거로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는 민사 판결의 집행력이 무효가 돼야 한다는 배 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1·2심과 대법원 모두 형사사건의 무죄 판결이 공소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봤다.

현재 상주본의 행적은 묘연한 상태다. 지난 2017년 배 씨가 경북 상주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며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이 상주본이 세상 빛을 본 마지막이었다. 당시 사진 속 상주본은 화재로 일부가 훼손된 모습이었다.

이에 배 씨가 상주본을 이미 누군가에게 판매했거나 분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실제 배 씨도 실명을 밝힐 수 없는 독지가가 상주본을 일종의 기여 형식으로 보상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배 씨는 상주본의 보상금으로 1,000억 원 수준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17일 배 씨를 만나 대법원 판결로 소유권을 확인받았기 때문에 조속히 상주본을 반환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고 반환하지 않을 시에는 강제집행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보상금 등의 계획은 일절 없고 조속히 반환해 달라는 얘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또 해당 관계자는 “1,000억 원을 주고 상주본을 산다는 독지가의 존재는 현실성이 없고 실체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소유권이 배 씨에게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향후 배익기 씨의 동향을 살펴 반환 공문을 보낼지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갈지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상주본의 조속한 반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만약 배 씨가 강제집행을 불응하거나 방해한다면 강제집행면탈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아직 강제집행의 장소나 일시, 방법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아래는 배익기 씨 인터뷰 전문)

이: 배익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뉴스포스트 이상진 기자입니다.

배: 예.

이: 상주본 때문에 전화를 많이 받으셨을 텐데, 저도 그것 때문에 연락을 드렸어요. 문화재청 관계자가 17일 오전에 선생님하고 얘기를 했다고 그러던데요. 문화재청에서 회수 요청을 하니까 선생님께서는 거절하고 다른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방안이라는 게 어떤 방안일까요?

배: 지금 일단은 삼각점 안에서 서로 절충을 할 것인데, 첫째는 일단 위증한 사람들하고 소송 사기범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그렇죠. 3월 26일에 검찰 고발하셨죠. 15일에 대구지검에서 무혐의와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고 밝혔고. 대법원 판결이 민사판결과 형사판결이 모순이 돼요.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절도죄에 대해서는 무죄인데 소유권은 없다고 하는 결론이.

배: 원래가 이게 개인에 대한 관의 조작 사건이기 때문에, 관의 모리배들 때문에 서로 간의 무리가 처음부터 많았습니다. 무리로 점철되니까. 특히 민사는 이제 자기들끼리 하는 식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더 더욱이 형편없이 된 것이고.

이: 형사재판은 제대로 된 것이고?

배: 뭐, 제대로 됐다기보다는.

이: 1심에서 유죄가 나왔다가.

배: 범법행위 발각 즉시 법적인 조치가 취해졌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하고 그냥 뭐, 다루는 선에서 빠져나가는 정도로 그렇게 처리됐고. 그다음에 아까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일종의 기여를 하겠다는 독지가분이 있어가지고.

이: 문화재청에서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보던데요.

배: 언제 그러던데요.

이: 제가 어제 통화를 했습니다.

배: 어제요?

이: 네.

배: 나한테도 묻던데.

이: 독지가가 있냐고?

배: 그래 가지고 내가 굳이 거짓말할 이유도 없고, 그리고 일단 저는 그동안 겪어 본 중에 그나마 가장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얘기를 했던 것이고.

이: 그 독지가 분께서?

배: 예, 그래서 어쨌든 독지가는 있을 수 있으니까요. 또 하나 이제 먼저 한 것은 청구에 대한 이해 소송이고. 실제 문화재청이 소유권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한 것이나, 재심 같은 것은 아직 취해지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이 삼각점 안에서 진행 상황을 봐서 어느 쪽이든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현재까지는 대법원에서 기각한 것일 뿐이니까요.

배: 그래서 삼각점 안에서 조율해서 조치를 취해나갈 상태입니다.

이: 혹시 문화재청이 1,000억 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불한다면, 당연히 선생님께서도 상주본을 내줄 생각이 있으신지요?

배: 그건 제가 이미 말을 했으니까.

이: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럴 생각을 전혀 없고 회수만 하겠다는 생각이던데요.

배: 자기가 할 능력도 못 되고. 그거야 뭐.

이: 다른 기관이나 개인에게 판매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말씀하신 독지가 외에.

배: 법의 규정을 떠나서 지금 상태는 판매할 수도 없고 살 사람도 없고요. 누가 살 거예요. 그리고 전에 누가 큰 기업에 물어보니까 돈 주고 산다 한들 자기들은 못 지키고 뺏기기 때문에 살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와는 관계없이 그런 거 물어보는 사람들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자기 연고가 되는 사람, 줄 있는 사람들은 다 물어보고 했겠죠. 그런 얘기까지 들리던데 사실 그거 정부에서 쑤셔놨기 때문에 말은 안 했어도 결국은 개인은 사지 말라는 얘기나 똑같은 거거든요.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거든요. 그거는.

이: 어제 또 안민석 의원이 한 말씀하셨어요. 상주본 관련해서.

배: 그거는 먼저 증언 때도 제가 겪어봤는데 그 밑으로는 이게 단순히 어떤 소유권의 문제가 아니고요. 가만히 보니까. 그 밑으로는 천하에 협잡배들이 줄줄줄, 줄을 다 대고 있어요. 그쪽에 해가지고. 방해꾼들이 그쪽에 다 해서 그 문화재청의 앞잡이 노릇 하던 그 연장선처럼 그쪽으로 옮겨갔어요. 완전히. 그래 가지고 이제는 뭐 핑곗거리를 다시 만들 생각이 있는가, 불이 나서 화재에 탄 게 아니고 내가 고의로....... 뭐 정신 나간 소리하고 있네.

이: 네.

배: 그런 식으로 사건을 바로 보고 진지하게 개선해가지고 처리할 생각은 안 하고 전혀 그런 의식이 없어요. 가만 보니까. 몰라서 그런 게 아니에요. 여태까지 하는 것 보니까. 몰라서 그런 게 아니고 아예 할 생각이 없이, 딴 생각으로 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제가 보도 내용을 보니까요. 선생님께서 상주본을 입수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있더라고요. 하나는 선생님께서 집을 수리하다가 발견하셨다, 하나는 조모 씨한테 고서적 두 상자를 샀는데, 그 안에 껴 있었다. 둘 중에 어떤 게 맞는 건가요?

배: 처음에 조모 씨 민속당에 나온 것을 사람들에게 아주 교모하게 현혹을 시켰어요. 저는 변론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마치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의 가치를 모르고 잘못 팔아놓고 나중에 그게 귀한 줄 알고서는 그제야 팔았다 소리를 못하고 훔쳐 간 거라고 하고 있겠지, 하고 이런 식으로 유출을 하더라고요. 이 사람들이 교묘하게 그렇게 폼을 잡고 있는 거예요. 

이: 선생님께서 조모 씨한테 산 것도 아닌데, 마치 산 것처럼?

배: 거기서 나온 게 아닌데, 거기서 나오기는 나온 것처럼요. 만약에 제가 거기에서 훔쳤던 샀든 간에, 그 말 하는 그 시점에 그 집에서 그게 나온 게 틀림없다면 저는 못 빠져나옵니다. 그게 아니기 때문에 빠져나온 것이지, 아예 방에도 들어간 게 아니니까요.

이: 결국에 선생님께서는 조 씨와 상관없이 자신의 집에서 발견하신 건가요?

배: 상관이 없으니까 빠져나왔지 거기서 둘만 있는 자리에서 하나는 샀다고 하고 하나는 팔았다고 하고 주장을 하면 무슨 방법으로 빠져나옵니까. 그런데 이거는 조사를 해보니까 아예 같이 방에 간 일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사에서는 하다 안 되니까, 순 조사도 없이 빈말로만 거짓말 잘 하는 사람 많잖아요? 그리고 안민석 의원이나 정재숙 청장이나, 전혀 그 관리로서 그런 공인으로서 진실을 향해서 시늉이라도 할 자세가 아닙니다. 자기들이 자체 조사라든가, 아니면 확인이라든가, 묻는 시늉이라도 책임자들에게 해봤겠습니까? 전혀 안 했습니다. 그러고는 이제 우리는 모른다는 식으로 뒤에서는 그대로 범죄를 계승하고 있으니까, 이거는 틀림없이 공범인 거죠.

이: 선생님께서 2017년에 출마 의사를 밝히시고 재보선 선거에 나가셨는데, 2020년에도 출마를 한 번 더 하실 생각이실까요?

배: 그거는 한 가지만 본 게 아니고 사건의 진실을 알리자는 뜻에서 나갔습니다.

이: 당선 자체가 목적이 아니셨다. 입장을 알리려고?

배: 예. 마침 고향이 지역구로 들어와 다각도로 생각해서 한 번 나가봤죠. 경제적으로나 나름대로 고생은 했지만, 보람은 있었다고 할 수 있겠죠.

이: 선생님 성함이랑 입장을 알렸으니까?

배: 두 번 그런 식으로 나가면, 앞에 한 것까지 도로 퇴색됩니다.

이: 문화재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지만 훈민정음 상주본은 중요한 국보라고 생각하는데, 향후 상주본을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관리라든지.

배: 원래는 제가 최초로 문화재청에서 신고하고 국보 지정을 위해 공개했던 것처럼 사건이 진상이 밝혀지고 명명백백한 처지에서. 내가 몇 천 년 살든, 만 년 살든 간에 일단은 내 앞으로 해서 보존하다가 나머지는 알아서 하면 되는 일이고요. 

이: 그렇다면 돈이 목적이 아니신 건가요?

배: 돈도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죠. 소송을 그렇게 하다 보니까 힘들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이: 공자님께서 말씀하셨죠.

배: 자기 자신부터 집안의 영광, 나라의 빛으로 해서, 세계유산으로 지켜가고 닦아나가는 건 좋지만, 진상 규명은 당연히 해야하니까요. 주운 돈도 한 오분의 일까지 준다니까, 그럼 한 십분의 일 정도만 주면 그만 끝낼 생각이 있다. 그래 공표했던 겁니다.

이: 상주본이 지금 선생님께서 이미 판매했다거나, 소실이 됐다거나, 분실했다, 이런 말들이 있는데요.

배: 그 점에 대해서는 말할 그것도 없으려니와 더군다나 지금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라고 말할 그런 상황이 못 돼요. 진상 규명이 되면 명백해집니다. 그러니까 제가 뭐라고 일체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이: 소유권이 확실하게 정해지면 그때 공개를 하시겠단 말씀이신가요?

배: 소유권이라든가, 뭔가 사회 관제 조작 사건, 탐관오리들에 의한 조작 사건이 이게 수사로서 빨리 밝혀져야 하는 거죠. 밝혀지고 난 상태로 제가 꺼내 보였던 상태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거죠.

이: 예.

배: 그리고 지금 인질극이라고 하지만 이건 인질극이 아니고, 탈취하는 거예요. 저는 그 탈취에 맞서 그걸 수호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고요. 서로 기본적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겁니다. 판단 미스죠.

이: 지난번 압수수색 당시에는 상주본을 찾지를 못했는데, 다른 곳에 보관 중인 건가요? 아니면.

배: 그런 거를 자꾸 물으시면 곤란합니다. 그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가 없는 상태임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문화재청은 응하지 않는다면 강제집행이나 검찰의 도움을 받아서 수색하겠다는 입장인데.

배: 뭐 안민석 의원부터 시작해서, 그 밑에 훼방꾼이 꽉 차 있으니까. 그렇게 막 쪼아대겠죠.

이: 혹시 상주본을 사진으로라도 볼 수가 있을까요?

배: 에이. 그게 똑같은 얘기입니다. 그랬으면 벌써 제가 제공을 해드렸죠. 그거에 대해선 일체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진상 규명. 소유권 정리는 알아서 되든지 안 되든지. 일단 관제 조작 사건 진상 규명이 명백해져야 합니다. 그게 급합니다.

이: 국민 여론이 선생님에게 좋지 않은데요.

배: 그거야 뭐 기자들이 자기들 맘대로 쓰니까요.

이: 오늘 여기까지 하고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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