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직장인 A 씨는 지난 4월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오키나와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했다. 그러나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항공권 위약금 44만 원을 물고 여행을 취소했다.

#대학생 B 씨는 다음 달 오사카 여행을 계획 중이었다. 이미 항공권은 예약한 상황. 그러나 불매 운동 탓에 마음이 불편한 채로 여행을 하는 것보다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쪽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취소를 했고, 대만으로 여행지를 바꿨다.

(사진=뉴스포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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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인해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여행업계로 번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여행취소’ 인증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국내나 동남아로 여행지를 변경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는 이달 초 1천 명이 넘었던 것에 비해 지난 8일 이후 하루 평균 500여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모두투어는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신규 예약 건수가 작년 동기보다 70% 줄었고, 예약 인원 숫자도 절반 이상 줄었다. 노랑풍선도 일본 여행 예약자 수가 같은 기간 70% 이상 줄었으며 취소율은 50%에 달했으며 인터파크투어도 8일 이후 신규 예약은 50% 감소, 예약 취소는 약 2배 늘었다.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로 회원 133만명을 보유한 '네일동'(네이버 일본 여행 카페)도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해당 동호회 운영자는 회원들에게 “일본여행카페에서 매니저인 제가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건 대외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며 일본 여행 불매 운동에 지지를 보냈다. 

22일 인스타그램에서 '일본여행취소'를 검색하자 1000여건 이상의 게시글이 나왔다(사진=홍여정 기자)
22일 인스타그램에서 '일본여행취소'를 검색하자
1000여건 이상의 게시글이 나왔다(사진=홍여정 기자)

한편 우리나라 해외 여행지 선호도 1위 국가인 일본여행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여행 및 레저 상품이 주력인 야놀자의 7월 1~19일 국내 숙소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고급 호텔과 펜션의 예약 비중이 75% 늘었다. 레저 액티비티의 경우 전월보다 예약 건수가 2배 늘어났다. 위메프의 숙박 및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 국내여행 관련 상품도 7월 1~2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로 알려진 위메프 전체 매출 증가율과 비교할 때 1.5배 상당 높은 수준이다.

또한 동남아나 중국을 대체 여행지로 선택하는 여행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불매운동 이슈가 발생한 7월 4일부터 17일까지의 8월 해외여행 예약은 일본 비중이 14.3%로 1.1%P 감소한 반면 동남아는 44.2% (△3.9%P), 중국 20.3%(△0.9%P)로 각각 증가했다.

일본여행객 감소와 관련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7월 여행의 경우 기존에 예약했던 건이기 때문에 취소율에 큰 변화는 없다”며 “다만 7월 이후 출발하는 신규 일본 여행 예약률을 보면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분위기가 일본 여행에 부정적인 상황이 되며 지난 7월 초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여행객 감소에 관한 보도가 이어졌을 때보다 예약률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며 “일본 관련 상품을 중단하거나 백지화하고 있으나 이런 상황이 장기화가 된다고 하면 여행업계의 피해가 더 커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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