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건강-온열질환] 이덕철 교수 “보양식 먹어도 열사병 예방 안 돼”
[백세건강-온열질환] 이덕철 교수 “보양식 먹어도 열사병 예방 안 돼”
  • 이상진 기자
  • 승인 2019.08.0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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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사병 사망률 50%, 환자 발견 즉시 병원 이송해야
- 삼계탕·추어탕 등 보양식은 온열질환 도움 안 돼
- 아이스커피와 탄산음료는 안 먹느니만 못해

2017년 통계청 생명표는 우리나라에서 2017년에 태어난 출생아가 평균 82.7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OECD 평균보다 여자는 2.4년, 남자는 1.7년이 더 높았다.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기대수명 선진국’인 것이다.

특히 통계청은 암과 뇌혈관, 심장질환만 제거해도 기대수명이 6.8년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각종 질환은 수명에 더해 삶의 질과도 관련된 중요한 사안. 이에 본지는 100세 시대 도정을 위협하는 질병을 예방하고, 우리의 건강한 삶을 좀먹는 질환의 치료법을 알려주는 <백세건강> 시리즈를 기획했다. -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인 ‘7말 8초’가 돌아왔다. 바싹 마른 바나나 껍질처럼 살갗을 익히는 고온다습한 찜통더위는 휴가 중인 우리를 습격하는 불청객이다. 

지난 7월 23일 경북 청도군에서 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82세 여성이 텃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도군은 37도의 무더운 날씨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사망자는 여름휴가 기간인 7월 말과 8월 초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질본이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경고하면서 온열질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 이에 본지는 이덕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온열질환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덕철 교수가 온열질환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이덕철 교수가 온열질환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 선생님 안녕하세요. 독자들을 위해 먼저 온열질환의 정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인데요.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열사병’부터 경미한 온열질환인 ‘열경련’ 등 다양한 온열질환이 있습니다. 온열질환은 주로 땀은 배출되는데 수분이 보충이 되지 않아 체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유발됩니다.”

▶ 위험하지 않은 경미한 온열질환도 있군요?
“말씀드렸듯이 제일 약한 정도의 온열질환으로는 ‘열경련’이 있습니다. 열경련은 더운 환경에서 활동하고 나서 집에 돌아온 뒤에 샤워를 한다든지 저녁에 쉴 때 쥐가 나는 느낌을 받는 거예요. 30초 정도 근육 경련이 있으면서 통증을 동반할 수 있는 질환이 열경련입니다. 또 열경련 이후로는 더운 날 활동하고 난 뒤에 발목이나 손가락이 붓는 ‘열부종’이 있죠. 열부종의 경우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5~7도 이상 차이가 날 경우 많이 발생합니다. 더운 실외에서 시원한 실내로 들어올 때 생기는 거죠. 또 ‘열실신’이 있어요. 더운 날에 운동장에서 조회를 서다가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쓰러지는 경우죠.”

▶ 열경련·열부종·열실신 등은 병원을 찾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지요.
“네. 이런 온열질환들은 대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열경련이나 열부종의 경우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되고요. 하지만 열실신 같은 경우는 조심해야 하는데 조금 더 심각하게 되면 열실신이 열탈진이나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열실신은 더워서 혈관이 이완되고 땀을 흘리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증상을 보이는 온열질환입니다.”

폭염 시 온도가 1도 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16% 증가한다. (사진=pixabay)
폭염 시 온도가 1도 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16% 증가한다. (사진=pixabay)

▶ ‘일사병’이라고 일컫는 질환은 언급하시지 않았는데.
“일단 심각한 온열질환의 분류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열탈진’부터는 다양하게 분류하는 방법이 있어요. 의사마다 쓰는 분류와 용어가 조금 다릅니다. 흔히 일사병이라고 하죠? 이 일사병을 따로 떨어뜨려놓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일사병을 ‘열사병’ 안에 포함해서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는 열사병이 일사병을 포함하는 것으로 분류를 하는데요. 그래서 제 분류로 보면 심각한 온열질환에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있습니다. 열사병에 들어가는 일사병을 따로 분류하지 않고요. 일사병을 따로 떼 놓고 보는 분류법에서는 일사병이 열탈진을 의미합니다.”

▶ 그럼 인터뷰에서는 열탈진으로 표현하겠습니다. 열탈진이나 열사병의 증상은 뭔가요?
“말씀드렸듯 열실신이 정도가 심해지게 되면 열탈진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열탈진은 혈관이 이완돼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데요. 그래서 혈압이 떨어지게 됩니다.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죠. 이처럼 증상은 열실신과 유사하지만 그 정도가 더 심하죠. 또 열탈진은 열실신처럼 의식을 잃지는 않지만, 의식이 혼미하게 되는 게 특징입니다. 우리가 흔히 ‘더위 먹었다’라고 할 때 증상이 열탈진입니다. 군대에서 더운 날 행군을 한다든지 과격하게 활동할 때 유발됩니다. 열탈진은 구토와 두통, 어지럼증 증상이 있습니다. 열사병은 열탈진보다 더 심각한 상태의 온열질환인데요. 체온을 유지하는 시상하부의 열 관련 중추가 조절할 수 있는 체온조절 기능보다 훨씬 넘치게 열을 받게 돼 기능을 잃은 상태입니다. 의식소실이 오고 발작과 경련이 있으면서 생명이 위태롭게 됩니다.”

▶ 가장 심각한 온열질환인 열사병은 체온 40도가 기준이라고 알고 있는데.
“네. 40도. 체온은 열사병을 구분하는 상당히 중요한 지표입니다. 열탈진까지는 중추신경계의 체온조절 중추가 아직까지는 기능을 하는 상태인데요. 이제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져 체온조절 기능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면 열사병이 오면서 체온이 40도 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근육과 장기 등이 전부 망가지게 됩니다. 쉽게 표현하면 몸이 녹는 건데요. 체온이 굉장히 중요한 이유가 적정 체온일 때는 우리 몸의 생체반응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효소들이 제 역할을 하지만 40도가 넘게 되면 단백질과 세포 등 모든 효소들이 쉽게 표현하면 녹아내립니다. 그래서 장에 혈액순환도 되지 않고 산소 공급도 차단되고요. 땀도 나지 않죠.”

▶ 몸에 열이 나는데 왜 땀이 나지 않나요?
“우리 몸은 체온을 내리기 위해서 땀을 냅니다. 자율신경이 그렇게 만들어졌죠.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 자율신경이 혈액순환과 심장박동을 활성화하면서 피부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키는데요. 확장된 혈관은 열을 발산시키도록 유도하고 땀으로 열을 내보냅니다. 또 피부의 온도도 땀이 증발하면서 떨어지게 되죠. 쉽게 말해 땀은 우리 몸이 살기 위해 만드는 노력의 결실입니다. (웃음) 그런데 이제 체온조절중추가 망가지게 되면 이런 자율신경이 기능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땀이 나지 않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몸속 열을 발산시킬 방법이 없게 돼 장기들이 손상되면서 생명이 위태롭게 됩니다. 열사병의 경우 사망률이 50%에 이르는 치명적인 온열질환입니다.”

열실신 환자를 발견하면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풀고 다리를 높여 눕혀야 한다. (자료=St John Ambulance, Youtube, 2017)
열실신 환자를 발견하면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풀고 다리를 높여 눕혀야 한다. (자료=St John Ambulance, Youtube, 2017)

▶ 사망률 50퍼센트는 상당히 높은 것 같은데, 온열질환 환자를 발견하면 어떻게 조치해야 하나요?
“온열질환 종류에 따라 다른데요. 열부종이나 열경련, 열실신의 경우 별다른 조치 없이 휴식을 취하면 회복합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전해질이 균형을 잃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이온음료를 드시면 회복이 빠르고요. 다만 열실신의 경우에는 잠깐 정신을 잃기 때문에 열탈진이나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실신 환자를 보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풀고 다리를 높여 눕혀야 합니다. 열실신은 뇌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면서 생기기 때문에 머리를 조금 낮춰주고 다리를 높이고 부채질을 해주면 대부분 회복됩니다. 열탈진부터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열탈진은 의식이 혼미해지는 의식저하 증상이 있습니다. 이게 의식이 완전히 없는 의식소실 상태가 되는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119에 신고를 해야죠. 119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풀고 몸에 물을 뿌리고 부채질을 해줘야 합니다.”

▶ 열사병의 병원 치료 과정이 궁금합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입니다. 일단 체온을 내려주는 과정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아이스팩을 붙이고 수액으로 몸속 전해질을 보충해줍니다. 심한 경우에는 환자를 얼음 통에 집어넣어서 체온을 떨어뜨리게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해열제를 사용하죠.”

▶ 온열질환도 후유증이 남는지.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콩팥인데요.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신장부터 망가지고 손상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장기능까지도 손상될 수 있죠. 온열질환의 종류와 치료방법, 치료시기 등에 따라 후유증의 정도는 달라집니다.”

▶ 열탈진이나 열사병 치료에 아스피린 같은 가정 내 상비약이 도움이 될까요?
“아스피린 등 가정에 구비하고 있는 내복약을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치료는 병원에서 수액을 통해 해야 하는데요. 그 이유는 내복약은 작용시간이 긴 데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내복약을 먹이면 자칫 기도가 막힐 위험성도 있습니다.”

▶ 온열질환에 취약한 집단이나 기저질환자가 있을까요?
“특별히 온열질환에 유의해야 할 기저질환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병, 신장질환 등이 있습니다. 언급한 기저질환들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온열질환에 대한 몸의 대응능력을 떨어뜨려 문제가 되는데요. 대응능력에 더해 만성질환으로 복용하는 약 때문에 온열질환 대처능력이 더 떨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포함된 약이 있거든요. 당뇨나 혈압 관련 약을 복약하는 환자분들은 특히 온열질환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취약한 집단으로는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진 고령자나 아이들이 있습니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보양식은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진=pixabay)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보양식은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진=pixabay)

▶ 예방법에 대해 여쭤볼게요. 여름철 보양식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까요?
“보양식이라고 하면 고칼로리·고단백·고지방 음식들을 말하는데요. 흔히 삼계탕과 추어탕 등이 있죠. 하지만 이들 보양식 섭취는 온열질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보양식이라고 하는 것은 기력이 없어서 에너지 보충을 하려고 먹는 것인데, 온열질환은 땀을 많이 흘리는 탈수 증상과 그로 인한 몸속 전해질 불균형으로 유발됩니다. 에너지 공급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죠.”

▶ 여름철 마시는 아이스커피나 탄산음료가 온열질환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있던데.
“맞는 이야기입니다. 커피나 탄산음료는 온열질환에는 안 먹느니만 못합니다. 이거는 쉽게 비유하자면 뜨거운 망망대해에서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요. 온열질환은 결국 땀이 배출돼 체수분이 부족해지는 건데, 탄산음료나 커피는 오히려 갈증을 유발하면서 탈수를 일으킵니다. 또 이뇨작용으로 몸속 수분을 더 배출시키고요. 이런 음료들은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피하시는 게 좋겠죠. 카페인, 알코올, 또 농도가 진한 음료들은 피하셔야 합니다.”

▶ 그럼 음식이나 음료로는 온열질환에 도움이 될 만한 게 전혀 없나요?
“온열질환에는 이온음료가 제일 좋습니다. 땀으로 나트륨이 많이 배출된 상태에서 이온음료를 마시면 나트륨 등이 보충이 되거든요. 맹물을 마시게 되면 저온 나트륨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예전 군대에서는 땀으로 배출된 나트륨을 보충한다고 소금물을 마시거나 소금을 먹기도 했는데요. 소금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해질 불균형을 해소할 수가 없고 오히려 불균형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 음식 외에 온열질환 예방법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온열질환 예방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가능하면 11시부터 18시 사이에 야외활동을 하지 않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밖에 옷차림의 경우는 꽉 끼는 옷을 삼가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이 좋고요. 햇빛을 흡수해 열을 담아두는 검은색 옷보다는 밝은 색 옷이 좋습니다. 또 부득이 낮에 야외활동을 하셔야 한다고 하면 야외활동 30분 전에 물을 500cc, 한 컵 반 정도 마신 뒤 작업을 시작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30분마다 계속해서 꼭 물을 마셔야 합니다.”

▶ 끝으로 독자분들에게 온열질환 관련 당부를 한다면.
“폭염 시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사망률은 16%가 올라갑니다. 특히 앞서 말했듯이 기저질환이 있거나 노약자의 경우 여름철 몸의 항상성들이 전부 다 흐트러지고 망가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데요. 야외활동을 피하는 게 좋지만, 부득이 활동해야 한다면 충분한 수분을 활동 전과 활동 중에 섭취하고 조금이라도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어지럼증, 두통이 생길 때는 서늘한 그늘을 찾아 휴식해야 합니다. 또 옆 사람이 더위 먹은 것처럼 기력이 없으면서 의식을 잃는 것처럼 보일 때는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119에 즉시 신고해주시길 바랍니다.”
 


※ 이덕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약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석사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영동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영동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영동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소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전라남도  대한민국  통합의학박람회  조직위원장 △ 연세대학교  건강센터소장 △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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