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전시 중단 이유는 전혀 모른다,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의 전시가 중단됐다.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시가 중단된 이유를 모른다며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과 오키나와 지역 내 문제를 다룬 작품이 현재 모두 전시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NHK 방송에서 보도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전시회의 소녀상. (사진=뉴시스)
일본 NHK 방송에서 보도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전시회의 소녀상. (사진=뉴시스)

6일 위안부 피해자 사진 연작으로 특별전에 참가한 사진작가 안세홍 씨 및 일본인 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특별전 실행위원회는 이날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를 찾아 전시 중단 이유와 전시 중단 철회 가능성 등이 담긴 질의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이하 ‘트리엔날레’)’의 특별 기획전인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돼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기획전의 초청으로 전시된 해당 소녀상은 같은 달 1일 전시된 이후 불과 3일 만에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입구에 전시를 가리는 커다란 벽이 세워졌다.

소녀상 전시만 불가능해진 게 아니다. 해당 기획전에서 전시된 소녀상을 직접 제작한 김서경 작가는 전날인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녀상을 포함해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기획전에 전시된 한일 양국 작가들의 작품이 현재 모두 전시에서 빠졌다”며 “해당 작품들은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과 오키나와 지역 내 문제 등 (일본 사회에서)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전에 작품을 전시한 작가들은 트리엔날레 측으로부터 전시 철회에 대해 사전 공지도 듣지 못했다. 김 작가는 전시 중단 이유를 알고 있냐는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모른다”며 전시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시가 중단된 배경에는 일본 극우세력들의 개입으로 추측된다. 위안부 강제연행 역사를 부정하는 등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전시 하루 만에 전시회장을 찾아와 철거를 주장했다. 아울러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철거를 안 하면 전시회 보조금을 삭감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가와무라 시장과 스가 관방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에 트리엔날레 측은 소녀상 전시를 중단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소녀상 전시에 대해 일본 지자체와 정부의 압력, 극우 진영의 테러 예고 및 협박성 항의가 잇따른다는 이유로 전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스가 관방장관의 발언과 전시 중단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특별전 실행위원회 측은 질의서 전달과 함께 이날 오후 나고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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