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훈 사무처장 "日시민단체 처음으로 'NO아베' 뭉쳤다"
[인터뷰] 이승훈 사무처장 "日시민단체 처음으로 'NO아베' 뭉쳤다"
  • 홍여정 기자
  • 승인 2019.08.09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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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자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아베 정권 규탄을 위한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 단체는 한일 양국 간 시민사회 연대를 제의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자국의 우익세력에 이용당하지 말자는 ‘NO 아베’ 시위가 진행되는 만큼 전 인류의 보편적 정의를 위해 양국 시민 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일 시민들이 함께하는 ‘NO 아베’ 시위의 모습은 어떨까. 뉴스포스트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승훈 사무처장을 만나 현 한일 갈등 상황과 시민단체 간 연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7일 종로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이승훈 사무처장 (사진=홍여정 기자)
지난 7일 종로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실에서 <뉴스포스트>와 인터뷰 중인 이승훈 사무처장 (사진=홍여정 기자)

-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어떤 단체인가.

연대회의는 전국 약 36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의 상설적 연대 기구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연대를 새로 꾸리고 해체를 반복하지 말고 상설적인 연대 기구를 만들어 함께 대응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지난 2001년도에 만들어졌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YMCA 등 19개의 운영위원 단체들이 있다. 연대회의는 환경, 경제, 여성, 권력 감시 등으로 성격이 나뉘며 관련 사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대응한다. 이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성격의 사건이 발생한 경우 연대회의가 단체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함께 활동하고 있다.

- 약 18년. 그동안 우리 사회에 굵직한 사안들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사안들은.

참 많았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2008년 광우병, 이라크 파병, FTA도 있었고.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라든지 박근혜 정부 때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백남기 투쟁본부. 가장 최근에는 촛불까지 함께 했다.

- 지난달 25일 아베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이번 갈등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이기 이전에 국제적 기준의 인권과 평화에 기반한 해결 방식이 논의되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강제징용에서 발생된 반인권적인 상황이나 아베 정부의 일본 헌법 9조 개정 등의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한일 양국과 전 세계에 이러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일본에서도 이와 유사한 집회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과 이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같이 대응하자라는 제안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 걸린 불매운동 현수막 (사진=홍여정 기자)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 걸린 불매운동 현수막 (사진=홍여정 기자)

-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시작된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불매운동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단지 ‘일본이 밉기 때문에 일본 물건을 사지 않는다’라는 측면의 운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불매운동의 이면에는 경제 보복 조치가 있는데 수출 규제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을 경제 보복 조치라고 명명하기 위해선 이 전의 서사들이 있는 것이고 그 부분에 시민들이 분노했던 거라고 본다. 인권 문제, 대한민국 정부의 정당한 판결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간섭하고 전혀 다른 방법인 경제적인 부분으로 보복 조치를 한 것 등. 이런 부분에 대해 시민들은 불매운동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우리 시민들은 남의 것을 해하면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강요하는 민족이 아니며 그 정도의 자정 능력은 이미 촛불집회를 통해 경험하고 터득했다고 생각한다. 초반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점차 확산되고 있고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 이번 한일 경제 갈등이 발생 된 이후 여야의 입장이 다르고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도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전반적인 분위기와 생각이 다른 곳은 자유한국당하고 태극기 부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이 ‘보수와 진보가 갈려서 국론 분열의 위기다’라고 인식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도 일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분열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자유한국당, 대한애국당을 비롯한 태극기 부대, 이 두 축은 대한민국에서 최소한 문재인 정권 이후에는 계속 그래왔기 때문에 국론 분열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 이런 경제 보복 조치를 통해 아베 총리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걸까.

아베 입장에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 같다. 아베노믹스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일본 경제도 악화 됐고, 이로인해 지도자로서 자기 가치관대로 엉뚱한 판단을 하는 것 같다. 불과 100년 전처럼 동아시아 경제 패권의 중심에는 일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과거의 영예를 꿈꾸는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8일 일본 아베 총리 관저 앞에서 진행된 아베 퇴진 집회 현장 (사진=MBC뉴스데스크 갈무리)
지난 8일 일본 아베 총리 관저 앞에서 진행된 아베 퇴진 집회 현장 (사진=MBC뉴스데스크 갈무리)

- 일본에서도 ‘NO 아베’ 시위가 열렸다. 일본 내에서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라 언론에서도 많이 다뤄졌는데.

이 전에도 이런 흐름의 단체들은 일본 사회에 존재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다르게 일본은 전국 단위의 조직이 없다. 우리나라 시민 단체처럼 각 지역에 지부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조직할 수 있는 동력이 떨어진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 운동권 세는 작지만 외신으로 보도될 만한 규모의 집회를 한다는 건 그만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시위도 주도하는 단체가 있었을 거다. 다만 그들의 이야기가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줬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시 말해 일본 시민의 참여가 많다는 건 이번 이슈를 보편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시민운동의 힘으로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거기에 우리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마땅히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국주의를 꿈꾸고 평화와 인권을 후퇴시키고 보편적 가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아베 정부라면 당연히 무너져야 하지 않을까.

- 일본 시민 단체와의 연대도 계획 중인가.

단순히 우리와 일본 단체 하나 이렇게 일대일로 만나서 무언가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일본 시민단체에는 3가지 흐름이 있다고 하는데 이들이 하나로 뭉쳐서 싸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각자의 노선과 각자의 내홍을 위해 싸워오다가 아베 규탄만큼은 셋이 똘똘 뭉쳐서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도 여러 흐름이 있다.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집중하는 네트워크도 있고 아베 규탄에 초점을 맞추는 분들도 있고 연대회의처럼 필요할 때 적절하게 투입되는 단체도 있고. 

현재 일본 단체와의 소통은 진행 중이다. 우선 이달 15일 광복절을 맞아 함께 하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상징적인 날이기 때문에 시민들도 다른 날과는 달리 더 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날 될 수 있으면 일본 쪽의 시민사회 대표 등을 모셔서 발언을 하게 하면서 이러한 갈등 상황에 한일 시민사회 간의 연대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을 만큼의 퍼포먼스를 준비할 생각이다.

홍여정 기자 duwjdd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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