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과천, 분당 등 '투기과열지구' 적용 대상
-주택시장 안정화 이뤄질 것… 공급 부족 사태 해결 방안도 필요

[뉴스포스트=홍성완 기자]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인 서울과 과천, 분당 등이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사업성 악화로 가격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반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집값 안정 효과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잠실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포스트 DB)
서울 잠실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포스트 DB)

▲ 서울, 과천, 분당 등 ‘투기과열지구’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민간택지 내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개정안에는 필수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적용시점은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한 단지부터라고 명시했다. 아울러 전매제한 기간을 5~10년으로 확대하고 후분양은 80% 공정률 수준인 지상층 골조공사 완료시점부터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지정 필수요건인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개정했다. 이로 인해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전국 31개 지역(서울 25개 구, 경기도 과천시·광명시·성남시 분당구·하남시, 대구 수성구, 세종시) 중 서울과 과천, 분당 등은 이르면 10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시‧군‧구의 분양실적이 없는 경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청약이 가능한 지역인 주택건설지역(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 또는 시‧군)의 분양 가격상승률을 사용토록 개선했다.

이와 함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효력 적용시점을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 단지’로 일원화해 그 동안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적용되지 않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도 일반주택사업과 동일하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현재 3~4년으로 제한된 전매제한기간은 분양가 수준에 따라 5~10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 꿈틀대는 부동산 시장, 선제적 대응 나선 정부

정부는 이번 분양가상한제 도입 배경에 대해 분양가격의 적정한 수준 유지로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작년 11월2주부터 32주간 하락했으나, 6월4주 보합 후 7월1주부터 34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상승세는 투자수요가 집중된 강남권 재건축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인근 지역의 신축 아파트와 다른 자치구의 주요단지도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1년간 서울의 분양가 상승률은 집값 상승률보다 약 3.7배 높았으며,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이 인근 기존주택의 가격 상승을 이끌어 집값 상승을 촉발할 우려도 존재한다”며 “이에 분양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완화하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지정 기준을 개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할 기미를 보이자 정부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1% 오르며 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수요 문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초구(0.32%), 마포구(0.28%), 동대문구(0.18%), 광진구(0.17%), 성북구(0.16%) 등은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리브온은 “마포구는 공덕동, 신공덕동, 염리동, 아현동 등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전화 및 방문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공덕6구역, 아현2구역 등 재개발 진행이 속도를 내면서 주변 지역 중소형 평형대 수요 문의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진구는 매수 문의 증가로 중소형 평형대 위주로 거래량이 늘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가격 상승 영향으로 우성1차, 한양 등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가능성이 있는 단지들 위주로 매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서울터미널개발, 국립서울병원부지개발, 자양1구역재개발 등의 호재도 있어 상승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리브온은 “성북구의 경우 강남권 매매가 상승 및 금리 인하 전망 등으로 주춤했던 투자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고, 동북선 경전철 등 개발에 대한 기대치고 있어 매수자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교통 및 학군 선호도 높은 길음뉴타운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5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이번 분양가 상한제 실시 발표 소식으로 인해 지난 5일 기준 83.3을 기록, 전주(86.7)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 재건축‧재개발 단지 사업성 악화 불가피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으로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 악화와 속도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당분간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져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의 김형근, 홍지환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가격은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이후에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형근, 홍지환 연구위원은 분석 자료를 통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적용으로 기존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사업성이 악화돼 사업이 더욱 장기화 될 것”이라며 “또한 진척이 없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해 정비구역이 일괄 해제되는 ‘일몰제’가 내년 상반기 38곳의 단지(재건축 23곳, 재개발 14곳, 시장정비 1곳)에 적용될 경우 가격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국내 경기악화가 지속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지역별 전매제한 및 분양가상한제, 대출규제(LTV, DSR), 세금중과(양도세, 종합부동산세, 공시가격 현실화) 등의 부동산 규제정책 시행과 2021년까지 이어지는 입주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방에 이어 올해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에 진입해 전반적인 부동산 투자 및 구매수요가 약화됨에 따라 전세시대가 다시 도래할 전망”이라며 “다만, 2022년 상반기부터 서울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형렬 연구위원은 전체 투기과열지구 중 일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사업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박 연구위원은 “이미 대부분의 고분양가 지역에 대한 투기과열지구의 지정이 이뤄져 있는 상황에서, 10월 이후 국지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같은 서울 내에서도 국지적으로 분양가 또는 주택가격의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투기과열지구를 대상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일반 분양가 하락에 따라 예상보다 높아질 분담금이나 비용, 낮아질 사업성 등이 향후 재건축, 재개발의 착공 속도 지연, 신규분양 지연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위원은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전반적인 주택시장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 부족 문제 해결 방안도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백 연구위원은 “앞서 1980년대 중‧후반 준공 설립 아파트의 노후화 지속과 서울 공급 부족 장기 지속에 따른 서울 내 신규 주택 수요 증가로 근본적인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어려워 재정비 사업의 원활한 진행이 필요하다 밝힌 바 있다”면서 “이번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정비 사업은 추가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공급 축소 우려로 당분간 신축 아파트의 선호도는 증가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재정비 사업의 지연 정도를 관련 부처에서 컨트롤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는 재건축 멸실에 의한 공급 부족을 상당 기간 완화(멸실 조절을 통해)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단기적으로 주요 지역 신축 선호도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과 분양시장 호조가 지속되겠으나, 재건축 사업성 악화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 재건축 사업 진행 지연에 따른 멸실 축소 등 서울 공급부족 완화로 전반적인 가격 안정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위원은 이어 “다만, 기존 재건축 노후화 지속(향후 멸실증가 잠재요인 누적)과 서울 신규 공급 부족 장기화 등 향후 근본적인 급등 요인에 대한 해결책은 부재”라며 “장기적으로 3기 신도시 및 수도권 30만호 공급이 강남 등 서울 주요 권역 공급 부족을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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