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뜨고 있다.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 의원에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유 의원은 탄핵 정국 이후 한국당과 뚜렷하게 선을 그어왔지만 이대로라면 ‘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김혜선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김혜선 기자)

“유승민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답신 없는 연애편지를 계속 보내는 이유다. 사실상 이미지 쇄신에 실패한 한국당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해서 유 의원을 반드시 끌어안아야 한다.

나 원내대표 외에도 이미 한국당 내부에서는 ‘유승민 모시기’ 담론이 형성됐다. 내년 총선 전략을 위해서는 빅 텐트를 치고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첫 타자가 유 의원이다. 지난 9일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야당이 몇 갈래로 지금 흩어져 있는데 이걸 하나로 뭉치는 계기를 좀 만들자. 거기에는 유승민 의원이 중심으로 떠오르니까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윤영석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승민 의원이 일단 우리 한국당에 들어와서 총선을 치러야 된다, 그런 꿈은 저는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기의 문제”라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황교안 대표 체제만으로는 외연확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 2월 황 대표가 당대표에 취임한 이래 지지율이 상승하다가 막말·친일 프레임에 막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황 대표 역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다가 여당 주자인 이낙연 총리에 밀리는 추세다.

유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러브콜에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일축했지만 일각에서는 결국엔 그가 한국당 손을 잡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는다. 그만큼 바른미래당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승민계+안철수계 의원들을 중심으로한 비당권파의 내분이 지난하게 이어오고 있다. 비당권파는 손 대표가 지난 4·3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한다는 입장을, 손 대표 측은 자신이 사퇴하면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한국당과 통합을 꾀할 것이기 때문에 사퇴를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3~4%대로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내홍이 계속 이어진다면 ‘총선 필패’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 의원이 단순히 반문연대라는 명분으로 한국당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개혁보수를 주장하다가 ‘배신자’ 낙인이 찍힌 인물이다.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죽음의 계곡에서 살아남겠다”고 다짐한 만큼 강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5월 동국대 강연에서는 “한국당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도저히 바뀔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팔고 태극기 붙잡고 갈 것 아니냐. 그런 보수 하려고 4년째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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