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정의당이 주요 공직자 인사검증에서 ‘부적격’ 결론을 내리면 반드시 해당 후보자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다. 그동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고 있던 정의당이 그의 딸 대학 입학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릴지 고심하고 있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원회에서 조 후보자에 ‘소명 요청서’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한 의혹은 신속히 규명되어야 한다”면서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정미 의원도 “사실 저희도 많이 충격적”이라며 조 후보자 딸 의혹에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다들 ‘우리가 알던 조국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아스러워하는 부분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보다 핵심적인 것은 다른 데 있다고 본다. 국민들이 학부형 인턴십이라고 하는 관행이 불법이냐, 아니냐를 묻는 게 아니다”며 “국민들은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부모, 즉 좋은 집안의 출신들이 누리는 특권 등이 조 후보자의 딸에게도 그대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 후보자 측이) 해당 논문이 대입 과정에서 소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 이것이 철저하게 검증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인사청문 요청서가 국회로 발송된 이후 야당의 검증 집중포화를 받아왔다. 이중 조 후보자의 ‘아킬레스 건’은 그의 딸이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는 고등학교 재학 중 2주간 인턴으로 근무하고 의학 논문 제1저자에 등재돼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조 후보자가 그동안 SNS등으로 밝혀온 신념과 배치되게 그의 딸이 ‘금수저 엘리트 특혜’를 받아왔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이 같은 ‘민심’은 당장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9~21일 사흘간 19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2.7%포인트 내린 46.7%(매우 잘함 26.7%·잘하는 편 20.0%)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9%포인트 오른 49.2%(매우 잘못함 34.2%·잘못하는 편 15.0%)로 긍정평가보다 오차범위인 2.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 지지율도 빠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8월 2주차 주간 집계 대비 2.3%포인트 내린 38.3%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0.1%포인트 내린 29.3%로 지난주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한편, 조 후보자는 악화되는 민심에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는 “저에 대해 실망을 하신 국민들이 많아졌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며 “주변을 꼼꼼히 돌아보지 않고 ‘직진’만 해오다가, 이번 기회에 전체 인생을 돌이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와 저의 가족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 후보자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으로 문제 없다'라고 말하며 내 몰라라 하지 않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