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시니어는 옛말, 환경 변화 적응 빨라 
수입 활동·여가생활 등 사회활동 적극 참여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지난해 국내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며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2000년 고령 인구 비중은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18년 만의 일이다. 800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인 5060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했는데, 이들은 기존 시니어 층과는 다른 사회적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시니어들이 사물인터넷(IoT) 관련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 50플러스포털)
시니어들이 사물인터넷(IoT) 관련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 50플러스포털)

공유경제 플랫폼 적극 활용 

산업 전반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기존 시니어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의 5060 세대는 경험과 전문성, 안정적인 경제력 등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변화된 사회 환경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있다. 

최근 차량이나 숙소 등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성장세가 뜨겁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스타트업 상위 10위 기업에는 공유경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7개(우버, 디디추싱, 에어비앤비, 메이투안 디엔핑, 위워크, 루팍스, 리프트 등)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공유 경제란 유휴 자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사용(혹은 소비) 하는 시스템이다. 사용하지 않는 소유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일정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빌려 쓰는 사람은 굳이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것을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장점과 잠재력을 지닌 공유경제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등 공유경제가 21세기의 새로운 경제활동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 공유 숙박을 하는 공유경제의 대표적 기업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시니어 호스트의 숙박 공유 활동이 활성화됐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할 수 있다. 이용객은 자신이 원하는 조건과 가격을 직접 찾아볼 수 있고, 현지의 삶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 하는 여행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시니어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 큰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니어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시니어가 진행하는 여행의 수는 지난해 보다 약 1,100% 증가했고, 60세 이상 시니어가 여행을 예약한 건수는 260% 올랐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시니어 호스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호스트는 2015년 224명에서 2018년 1301명으로 6배가량 올랐다. 전체 호스트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5년 4.45%에서 2018년 7.30%로 3% 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니어층은 남는 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에어비앤비에 활용해 수익을 얻고 있다"면서 "소소하지만 큰 행복으로 느껴진다는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어비앤비가 은퇴 이후 시니어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민간 부분의 복지 체계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시니어 비즈니스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

이 같은 수입 활동과 함께 은퇴 이후에도 소비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60 세대가 늘면서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풍부한 소비여력을 갖춘 이들은 스스로 부양할 뿐만 아니라 외식 오락 문화 등 질 높은 소비를 즐기는 성향이 있다. 

삼정 KPMG의 ‘고령사회 진입과 시니어 비즈니스의 기회 보고서’를 보면 50대 가구의 소비지출액은 2006년 200만 원에서 2016년 280만 원으로 연평균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 30대, 40대 가구 소비지출액 연평균 증감률은 각각 2.5%, 2.9%, 3.2%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것은 2016년 50대의 사치재 소비 비중(38.7%)이 중립재(31.4%)나 필수재(29.9%) 소비 비중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이 추세를 보면 2016년 사치재 소비 비중이 10년 전인 2006년 37.4%보다 1.5% p 증가한 모습을 보여 앞으로도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시니어들의 경우 자기 부양 능력과 노후 준비 부족 등으로 노인 빈곤율이 높았지만, 현재 5060 세대는 고령층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노후 준비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어 이전 세대와 다른 소비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국보건산업 진흥원은 ‘유망 고령 친화 산업 현황 및 전문 인력 수요예측 보고서’에서 기존 산업의 일자리는 완만히 증가하는 반면, 시니어 비즈니스 일자리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0년까지 연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현대경제연구원은 시니어 비즈니스의 규모를 2002년 6조 원, 2010년 22조 원, 2018년에는 8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니어 소비를 주도할 5060 세대가 가진 소비 잠재력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령 친화산업지원센터 김세훈 연구원은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고령 친화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수요자의 요구와 특성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법적,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