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바뀌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그의 딸에 제기되는 입시 관련 의혹이다. 조 후보자의 딸은 각종 대학 장학금을 쓸어 모으고 고등학생 시절 대학교수 논문 제1저자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형적인 ‘엘리트 특혜’를 받았다.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 광장 인근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사진=뉴시스)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 광장 인근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 (사진=뉴시스)

조 후보자가 평소 정직·공평 등을 강조하며 청렴한 이미지를 가졌던 만큼 국민들의 분노도 상당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직 수행에 적합한 인사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부적합 하다’, 18%가 ‘적합하다’라고 답했다. 불과 일주일 전 같은 조사에서는 찬성 42%, 반대 36%였다. ‘조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주요 의혹 3가지 가운데 가장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자녀의 논문 및 입시 특혜 의혹’이라는 답변이 65%에 달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거쳐 갔던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지난 23일 고려대학교에서는 조 후보자 딸의 수시 입학 과정에서 부정 입학이 있었는지 등을 규명하라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같은 날 서울대학교에서도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1차 촛불집회가 열렸고 오는 28일에도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조 후보자는 수시전형으로 고려대 생명과학대해 입학했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거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바 있다.

‘88만원 세대’ 저자인 우석훈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거대한 흐름’으로 해석했다. 지난 22일 우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고대 학생들이 딸 입학과 관련해서 집회를 시작하고 학교에서는 부정 입학이 있으면 입학 취소하겠다고 한다. (조 후보자 관련 논란이) 개인의 인생관과 도덕관으로 간주하기에는 이미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렸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어쩔 것인가. 엘리트들의 그런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다는데”라며 “공직의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누군가에게는 불편할지 몰라도, 사회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억울하겠지만, 속도전이나 전격전으로 그냥 버티고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5일에는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입시제도를 개혁하려다가 결국 사퇴한 것을 예로 들며 “정권의 ‘인싸’들은 사법 개혁이 국정 과제 1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자녀 교육과 취업 과정의 투명성이 국정 과제 1번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누군가 가르치고 지도하고, 그럴 수 있는 덩어리가 아니다. 사람들이 맞다고 하면, 맞는 거다. 천천히 그리고 가끔은 아주 빠르게, 그렇게 간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등을 활용한 웹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KBS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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