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입학금 사실 왜 내는지 모르겠어요. 등록금도 많은데 플러스 백만 원 돈을 내요. 입학할 때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2019 등록금심의위원회 요구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등록금 캐슬 무너뜨리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운영위원회는 강사 구조조정 반대, 법인 책무성 강화 및 학생부담 완화, 차등등록금 개선 및 입학금 즉각 폐지, 등록금심의위원회의 비민주적 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월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2019 등록금심의위원회 요구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등록금 캐슬 무너뜨리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운영위원회는 강사 구조조정 반대, 법인 책무성 강화 및 학생부담 완화, 차등등록금 개선 및 입학금 즉각 폐지, 등록금심의위원회의 비민주적 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서울 모 대학에 재학 중인 양모 씨(21세·여)는 ‘대학 입학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오는 2023년부터는 대학생들의 입학금 부담이 사라진다.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대학 입학금을 완전 폐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학 신입생들의 입학금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그동안 대학 입학금은 산정 근거가 모호하고 징수의 정당성이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2017년 기준 전국 4년제 국공립 밎 사립대학 신입생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국공립 14만 9천 원, 사립대는 77만 3천 원이다. 이중 사립대학 3개 중 1개교(33.9%)는 입학금이 70만 원~100만 원에 달했다.

대학 입학금은 지난 2017년 11월 교육부와 대학, 학생이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와 사립대학들은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거쳐 4~5년 내로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합의하고 입학금이 평균(77만 3천 원) 이상인 대학은 매년 16%씩, 평균 미만인 대학은 20%씩 감축하기로 했다. 실제로 2017년 당시 1인당 입학금이 99만 8천 원으로 가장 높았던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이듬해 16.6%(83만 8천 원), 올해 19.2%(71만 3천 원)씩 입학금을 줄였다.

(자료=교육부 제공)
(자료=교육부 제공)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법률에 직접 규정해 규범력과 합의 이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왔다. 대학원의 경우 학부과정에 비해 보편성이 낮고, 입학금 폐지를 유도할 재정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고려되어 폐지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밖에 학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 학기별 등록금을 2회 이상 분할해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등록금 납부를 현금, 신용카드, 직불카드, 선불카드 등으로 납부할 수 있었지만 분할납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또 등록금 분할 납부는 법 공포 후 6개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본회의 의결시점에 따라 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등록금 분할납부는 이미 각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돼오고 있었다.

한편, 국회 교육위 소속인 여영국 의원실은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교육위 소위에서 통과했기 때문에 앞으로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까지 무리 없을 것으로 본다”며 “본회의 통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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