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 연휴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빠르게 추석 선물세트를 내놨다. 8월 초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고 대부분 29일부터 매장에서 본 판매를 시작했다. 뉴스포스트는 지난 30일 백화점 2곳을 방문해 올 추석 선물세트의 특징을 살펴봤다.
30일 방문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푸드코트 옆 행사장에 추석 선물세트관을 마련하고 한우·굴비·청과 등 신선식품과 건강식품·가공식품 등을 선보였다. 일반 천일염 대신 최고급 소금으로 밑간을 한 프리미엄 굴비와 전복 등 수산물이 눈에 띄었다. 다만 직장인 퇴근시간 이전이라 굴비, 한우 등 인기 품목 외에는 손님보다 직원이 많았다.
이어 방문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하 1층 식품존 전체에 선물세트 코너를 마련했다. 입구에는 한우와 과일 등 대표적 선물세트 상품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이 배치됐다.
명절 선물의 대명사 ‘정육세트’는 역시 한우. 기존보다 물량도 늘어났다. 두 곳 모두 입구 쪽에 배치돼 손님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대비 30% 늘렸다. 특히 한우 중에서도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냉장용’이 대부분이었다. 가격대는 1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급부터 10만 원 대 까지 다양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정육코너 판매사원 A씨는 “쉽게 구워 먹을 수 있는 구이류를 많이 찾는다”며 “10만 원 대가 제일 많이 나가고 등심, 채끝, 안심으로 구성된 20~30만 원 대 상품도 많이 나가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한우선물세트에 방점을 찍었다. 역대 최대 슈퍼한우를 기록한 충북 풍산농장의 '청풍명월한우'다. 지난달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 낸 한우거세우가 1천261kg의 출하체중을 기록하면서 기존의 슈퍼한우들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이 슈퍼한우를 청풍명월한우가 낙찰 받아 한 달 여 간의 숙성기간을 잠실점에서 명절맞이 대대적인 판매행사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판매사원 B씨는 “지난 23일 청풍명월한우의 등심커팅식과 품평회를 진행한 뒤 입소문을 탔는지 반응이 좋다”며 “특히 냉동은 손질해야 하니 선물을 많이 안하시고 냉장용을 많이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듣던 대로 일본 제품은 볼 수 없었다. 불매운동 분위기에 따른 조치다. 앞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모두 일본 프리미엄 사케 선물세트를 판매한 바 있다. 그 대신 올해는 명인의 이름을 내건 전통 장류와 한우 등의 품목이 늘어났다.
이색 제품도 눈에 띄었다. 기존 성수용품에서 벗어난 미식가들의 밥상을 위한 선물세트다. 프랑스 3대 진미로 이미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러플’, 미세플라스틱 대안으로 떠오른 ‘히말라야 핑크소금’ 등 이다. 또한 전통적인 사과, 배 세트 외에 ‘아보카도’, ‘애플망고’, 귀족포도로 불리는 ‘샤인머스켓’ 등이 포함된 세트들이 있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에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열대 과일을 먹는 이색 추억은 어떨까. 이들 선물 세트들은 이색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며 명절 선물의 풍속도를 바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