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요즘은 놀이시설에 체험 프로그램까지 갖춘 키즈카페가 대세죠.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동안 주어지는 자유. 그것이 바로 엄마들이 키즈카페에서 느끼는 행복이에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놀이에 학습까지...’체험형 콘텐츠’가 대체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가장 핫한 장소는 단연 ‘키즈카페’다. 일명 ‘키카’라도 불리는 이곳은 아이에겐 즐거움은 부모에겐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특히 미세먼지나 자외선 등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실내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초창기 키즈카페는 대부분 캐릭터의 인기에 편승했다. ‘아이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뽀로로를 테마로 한 ‘뽀로로 파크’, TV 만화 캐릭터 ‘코코몽’으로 꾸며진 ‘코코몽 키즈랜드’와 ‘타요키즈카페’ 등이다. 놀이 시설 또한 비슷한 테마로 꾸며졌다. 편백 존, 방방 존, 트램펄린, 정글 짐, 블록 존, 볼풀 존, 플레이존 등 주로 몸으로 체험하는 시설이다.

최근에는 아이의 학습과 부모의 휴식에 초점을 맞춘 키즈카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놀이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 변화에 맞물려 키즈카페가 하나의 교육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과거 대다수 키즈카페가 장난감을 구비해두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놀이’에 ‘학습’을 겸비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를 사고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오감체험, 지능개발, 자연체험 등 콘셉트별로 세분화 돼 체험교실 같아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직접 체험해보는 체험형 키즈카페가 있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커다란 인형의 집에서 노는 공주 테마, 악기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뮤직 테마, 소형 로봇에 탑승해 직접 움직여 보는 로봇테마 등이다. 이 밖에 운동 종목 체험, AR 체험 등 기존의 놀이시설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도시 한복판에서 즐기는 자연체험은 아이들의 감성과 감정의 균형을 맞춰주는 프로그램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흙 놀이, 텃밭 가꾸기 등 일명 ‘아이 농부’가 되는 것이다. 평소 편식을 하던 아이도 이곳에서 맨발로 흙을 밟고 만지면서 촉감을 느끼고 수확한 채소로 직접 요리를 해봄으로써 생생한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요즘 키즈카페에서는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선생님이나 원어민 강사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곳들은 선생님의 지도하에 다양한 클래스를 진행하는 학습형 키즈카페다. 밀가루나 쌀 등 먹거리를 이용한 놀이, 쿠킹클래스, 슬라임 체험, 영어 스토리텔링 등의 수업이 이뤄지며 부모의 자유시간은 철저히 보장된다.

(사진=박은미 기자)
밀가루놀이 전문 T키즈카페는 놀이공간이 통유리로 분리돼 있어 부모들이 아이들의 체험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사진=박은미 기자)

부모의 자유시간을 잡아라

대표적인 밀가루 놀이 키즈카페로 꼽히는 T 키즈카페는 지난 2016년 오픈해 전국에 13개 지점을 두고 있다. 밀가루 놀이와 반죽, 밀가루 그림,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오감발달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졌다.

해당 키즈카페를 다녀온 김 모 씨(34)는 “사실 장난감은 집에도 많아요. 몇 년 전만 해도 키즈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이 방방이 이었는데 가정형이 보급되며 요즘은 없는 집이 없어요. 흙놀이 장난감도 쉽게 구매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더 이상 단순한 놀이를 즐기기 위해 키즈카페를 방문하지 않는 얘기다.

김 씨는 “육아하는 부모에겐 자유시간이 거의 없잖아요. 키즈카페에 가도 자녀들이 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켜보고 돌봐야 해요”라며 “이곳에선 놀이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유리 너머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나 선생님과 어울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어요.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요”라고 말했다.

T 키즈카페의 허나경 대표는 자사의 경쟁력으로 ‘부모들의 자유시간 보장’을 꼽았다. 단순히 아이들이 즐거운 곳이 아닌 부모가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허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키즈카페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됐어요”라며 “한 공간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린 우리 아이가 다치는 경우가 있었죠. 그래서 제가 항상 쫓아다녀야 했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밀가루 놀이의 효과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가루가 날릴까 봐 집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죠. 이곳에서는 마음껏 뛰어다니며 가루를 뿌릴 수 있습니다. 쿠킹 클래스는 여러 친구들과 함께 배우기 때문에 사회성도 기를 수 있고요”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키즈카페는 키즈 콘텐츠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맞벌이 가구가 늘며 부모들이 휴식할 수 시스템을 갖췄는지가 키즈카페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통한다. 키즈카페에서 아이 말고 핸드폰만 보는 신랑에게 잔소리를 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 아이가 놀 때 부모가 걱정할 일을 없게 만드는 게 ‘핫 플레이스’의 핵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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