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올해 추석 밥상머리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홍여정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홍여정 기자)

이번 추석 밥상의 ‘화두’는 조 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대법원 징역 3년 6개월 확정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2심 유죄 판결 등 상당히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있지만, 일명 ‘조국 정국’ 블랙홀에 모두 묻히는 모양새다. 특히 조 장관은 딸 입학특혜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지난달 말부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또 조 장관은 자신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배우자가 검찰에 기소돼 앞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을 잃지는 않을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

국민들의 여론도 조국 찬성파와 반대파가 극명히 갈려 이번 명절에서 어느 쪽으로 목소리가 기울지 정치권의 관심이 크다. 일가친척이 한 데 모인 자리는 ‘민심 용광로’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일찍부터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앞다퉈 전통시장이나 귀성길 기차역 달려갔다. 11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역을 찾아 귀성하는 여행객들에 추석 인사를 전했다. 지난 9일에도 전통시장인 마포공덕시장을 찾아 추석 민심을 살피고 추석 물가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깻잎전, 동그랑땡, 두부전 등을 직접 구입한 뒤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하고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덕담을 건넸다.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의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교한 한국당 대표는 지난 10일부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정권 순회 규탄’ 서울지역 릴레이 순회에 나섰다. 이날 황 대표는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왕십리, 반포 등을 방문해 순회 연설을 했다. 6시에는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추석 민심 보고대회’ 등을 열고 장외 여론전 등을 벌일 계획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9일 망원 전통시장을 찾아 민심을 청취했다. 손 대표는 상인들이 전 부치는 일손을 거들고 “망원시장 상인들이 지난해에 비해 경제가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나라 살림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임명 강행에 대해서는 “국민과 야당을 버리고 대통령이 어찌 정치를 해 나갈 것인지 모르겠다. 결국 문 대통령이 국민을 버린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탄핵되어 감옥에 들어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조 장관 임명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일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연대’를 통해 조국 정국을 돌파해갈 방침이다. 황 대표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 연대를 제안한다”고 제안했다. 기자회견 후 황 대표는 손 대표와 정 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오신환 원내대표가 밝힌 대로 한국당과 일부 연대를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 역시 “원내지도부 의견을 깊이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 등은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실제로 보수 연대가 운용할 수 있는 폭은 좁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97명으로,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려면 99명의 동의가 필요하고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149명이 필요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 수는 134명(한국당 110명 바른미래 24명, 바른미래 박선숙·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제외)으로 해임안 처리를 위해서는 15명이 더 필요하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평화당은 조국 임명은 반대했지만 해임건의안 부분에 대해 입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조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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