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인터뷰] 김익중 교수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비상식적인 일”
[전화인터뷰] 김익중 교수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비상식적인 일”
  • 이상진 기자
  • 승인 2019.09.1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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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보다 심각
- 오염수에 삼중수소만 있다는 말은 거짓말일 것
- 200가지 방사성 물질 오염수 있을 가능성 커
- 삼중수소만 있다고 해도 1년 안에 우리나라 영향
- 100년 동안 배출될 오염수...일본이 책임져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일본 환경상이 10일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온 오염된 처리수를 해결할 방안이 “(해양에) 과감하게 방출해 희석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하라다 환경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일본) 원자력 규제 위원회 위원장도 안정성과 과학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출처=ANNnews 유튜브 채널)

현재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약 1,000여 개의 저장 탱크에 오염수 115만 톤을 저장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하루 평균 150톤이 증가하는 속도로 미루어볼 때 오는 2022년이면 오염수 저장 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보고 있다.

하라다 환경상의 주장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출신 김익중 前 동국대학교 의대 교수는 11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김익중 교수와의 일문일답.
 

▶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삼중수소만 있다고 주장하는데?
“삼중수소만 있고 나머지 방사성 물질이 제거됐다는 주장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데다가, 제거에 실패했다는 보도만 있었을 뿐 성공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우라늄이 깨지면 방사능 물질이 1,000가지 정도 나온다. 그 가운데 800개 정도는 반감기가 짧아서 지금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나머지 200가지는 지금도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일본 정부의 주장대로 삼중수소만 있다고 하면 바다 방출이 안전한 것인가.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지만, 정말 일본 정부 말대로 오염수에 삼중수소만 남았다고 하더라도 이게 생태계에 배출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삼중수소는 베타선과 감마선 등 방사선이 나온다. 특히 삼중수소가 위험한 것은 이게 물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물리적인 모양이 물과 똑같은데 이걸 마시거나 호흡하면 몸에 흡수가 된다. 삼중수소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단백질과 유전자, 지방 등의 수소를 대체하게 돼 우리 몸이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바다에 배출하면 바다 생태계가 먼저 영향을 받고, 우리가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 등을 먹으면 우리 몸으로 흡수가 되는 사이클이다.”

▶ 방사성 폐기물은 두꺼운 콘크리트 등에 담아서 지하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은 아직까지 완벽한 처리 방법이 없다. 있다면 방폐장은 뭐 하러 만드나? 방사성 물질을 생태계와 격리하기 위해 그 많은 돈을 들여서 방폐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방사능 물질을 그냥 바다에 배출하겠다는 건 정말 비상식적이고 부도덕한 짓이다. 희석하면 방사능 물질이 없어지나? 바다 여기저기 흩어질 뿐 오염수의 총량은 그대로다.”

▶ 도쿄전력은 오는 2022년이면 오염수 저장 탱크가 꽉 찬다고 예상하는데.
“본인들이 실수한 거다. 저장 탱크 모자라면 더 짓는 것이 당연하다. 그 돈 일본 정부가 내야 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는 향후 약 100년 동안 계속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100년 동안 배출되는 오염수를 모두 바다에 방류한다는 말인가? 그 주변에 땅 많다. 산 좀 깎고 바다 좀 간척해서 하라는 거다. 2011년 터졌으니 지금 한 8년 작업했다. 92년 정도만 더 하면 되는 거다.”

▶ 노심용융(멜트다운)을 식히기 위한 오염수 외 다른 오염원은 없는지?
“후쿠시마 원전 노심용융이 원자로를 뚫고 땅바닥으로 내려왔다. 콘크리트를 녹이고 내려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수랑 만났고. 지하수가 오염이 돼서 바다로 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하수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동토작전’이라 해서 원전 근처를 전부 얼려버리고 했는데 바닥을 얼리지 못하기 때문에 지하수는 못 막는다. 결국 오염수 소스는 두 가지다. 녹아버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서 붓는 물과 용융된 노심이 지하수와 만나는 물, 이 두 가지 물에 의해서 오염수가 발생한다. 일본 정부도 용융된 노심과 만난 지하수가 바다로 나가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지하수 가운데 일부는 오염수 저장 탱크에 담고 있지만 절반 이상은 회수가 안 되고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 (자료=ODN, Chernobyl Disaster 1986: What really happened?, YouTube, 2019.)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 (자료=ODN, Chernobyl Disaster 1986: What really happened?, YouTube, 2019.)

▶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비교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심각성이 낮다는 주장이 있다.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훨씬 큰 사고였다. 체르노빌은 원자로 1개가 터진 것이고 후쿠시마는 원자로 3개에다가 고준위폐기물을 식히던 사용후 핵연료 물통 2개가 터졌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10%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아직도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데 잘못된 얘기다.”

▶ 체르노빌 원전은 사고 당시 납과 콘크리트로 밀봉했다. 일본 정부가 체르노빌식 처리 방법을 택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은 맞는 것인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체르노빌 원전처럼 납과 콘크리트로 밀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체르노빌은 지금도 그 부근의 넓은 지역 출입이 제한된다. 상당히 넓은 땅을 국유화해 통제하고 있다. 땅을 포기한 것이다. 그 대신 국민들 피폭량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게 하지 않고 노심용융된 것을 꺼내겠다고 천명했다. 야심찬 계획이었다. 지난 8년 동안 일본 정부는 노심용융 자리에 로봇을 집어넣는 것까지 성공했다. 피폭 양은 늘어나지만 깔끔하게 치우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방법을 감당을 못하니까 자꾸 바다에 버리겠다느니 하고 국민들 피폭 양만 늘어나고 있다.”

▶ 오염수 배출이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은.
“그린피스 발표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고 난 뒤 1년 정도 후에 우리나라 바다에 유입된다고 한다. 그린피스는 해양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고 자문도 구한다. 충분한 근거를 확보한 후에 한 발표란 이야기다. 문제는 일본이 지금 가지고 있는 115만 톤 이상의 오염수는 사고 초기에 저장한 거다. 무슨 말이냐면, 아주 초고농축 오염수란 얘기다. 방류하겠다는 얘기는 가지고 있는 걸 버린다는 의미인데, 멀쩡히 갖고 있던 오염수를 버리겠다는 게 도저히 도덕적으로 합리화될 수 없는 얘기다.”


※ 참고자료

ANNnewsCH, 原発処理水処理巡り環境大臣が「海洋放出しかない」原発処理水処理巡り環境大臣が「海洋放出しかない」(19/09/10), YouTube, 2019.
ODN, Chernobyl Disaster 1986: What really happened?, YouTube, 2019.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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