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현민과 다문화, 그리고 편견을 이기는 법
[인터뷰] 한현민과 다문화, 그리고 편견을 이기는 법
  • 김혜선 기자
  • 승인 2019.09.13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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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한민족이라고 불리던 우리나라는 이제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지 오래다. 우리에게 ‘다문화’라는 단어는 무언가 다르거나 소외된 이미지로 쉽게 소비되지만 그것을 깨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한 청년이 있다. 모델 한현민(19세)이 바로 그다.

모델 한현민. (사진=김혜선 기자)
모델 한현민. (사진=김혜선 기자)

한현민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국내 최초 흑인 모델’ ‘국내 최초 다문화 모델’ 등 다양하다. 지난 2016년 F/F 서울패션위크에서 모델로 데뷔한 그는 곧 타임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5월에는 포브스에서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각종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며 연예계로도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제 한현민은 흑인이나 다문화라는 단어에 국한되지 않고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됐다.

상처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확연히 다른 외모에 주위의 시선과 편견을 이겨내야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뉴스포스트>가 만난 한현민은 특유의 긍정적인 시각으로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다음은 모델 한현민과의 일문일답,

-추석에 뭐 하나?

추석에는 할머니 댁 가야죠. 엄마 쪽 가족들이랑 밥 먹고 그러지 않을까 해요. 아버지 쪽은 가야 하는데 너무 멀어서 가지를 못해요. 보통은 외가 쪽으로 가서 추석을 보내죠.

-요즘 어떻게 지내나. 방송 등에서 얼굴이 많이 보인다.

네. 요새 모델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다들 좋게, 예쁘게 봐 주셔서 방송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거의 방송 일이 9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모델 일은 시즌이 있어서 3월하고 10월에 쇼를 해요. 지난 3월에는 서울 패션위크 쇼에 참여했는데요, 그 쇼를 한 지 4년차가 다 돼 가요. 서울 패션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쇼가 패션위크죠. 3월에는 10개 정도 무대를 섰어요. 오는 10월에도 쇼가 열리는데 기회가 되면 요청이 오면 좋겠습니다.

-타임지에 이어 포브스에서도 얼굴을 장식했는데.

타임즈에 이어서 포브스네요. 조금 얼떨떨하고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인데 28명이 한국 사람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30위 안에 든 것도 굉장히 큰 영광이에요.

-한현민이라는 브랜드가 생겼다. 이전과 달라진 점을 세 가지 꼽자면.

일단 첫 번째로는 정말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요. 두 번째로는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주세요. (웃음) 세 번째는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시죠. 그게 제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부모님은 맨 처음에 모델일 시작할 때 오히려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네가 선택한 일이니까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주셨죠. 친구들은 ‘네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거다’라고들 하죠.

모델 한현민. (사진=김혜선 기자)
모델 한현민. (사진=김혜선 기자)

-한국에서 다른 외모를 가진 삶이 평탄치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린 시절 어떠했나.

아무래도 친구들과 다르다 보니까 놀림이 조금 있었죠. 어릴 때 막 놀리는 것 있잖아요.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다르다보니 그런 식으로 놀렸던 게 상처가 크죠. 친구 엄마가 ‘저런 애랑 놀지 말아라’고 이야기도 했고요. 어릴 때는 싸우고 그랬는데, 크면서 무시하는 게 가장 편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은 게, 그런 상처 되는 말들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거죠. 긍정적으로 사는 게 가장 해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다문화 친구들이 많아지는 추세이고 그런 것들이(놀림이나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제가 매운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매운 음식을 먹으러 가면 식당에서 매운 음식을 못 먹을 줄 알고 덜 맵게 주신 적이 있었어요. 그런 게 기억에 남네요. (웃음) 물론 식당 사장님은 저를 배려해주신 건데 말이에요.

그런데 전 제가 겪은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보다 더 힘든 친구들 많을 거예요.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인물인 것 같다. 동생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동생들을 포함해 한국에서 사는 다문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요새 친구들은 꿈이 많이 없더라고요. 꿈을 찾고 열심히 즐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살다 보면 힘든 일들이 있어요. 하지만 힘들 때 그것을 즐기는 것이 진정하게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해요. 즐겁고 재밌게 하루하루 보냈으면 좋겠어요. 또 학생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잖아요. 그걸 좀 즐기면 좋겠어요. 전 올해 19살인데 아쉬운 게, 중고등학생 시절 조금 더 즐겁게 지낼걸, 후회가 돼요. 더 재밌게 놀고 보고 느낄걸 그런 생각이 들어서 즐기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항상 밝았으면 좋겠어요. 밝고 아무 걱정 없이 꿈을 가지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모델 활동하기 전 인생에서 특별히 고마운 사람이 있나.

부모님이 가장 감사하죠. 응원도 해주시고 좋은 말들도 많이 해주셔서 인생에 있어서 큰 버팀목은 부모님이 아닐까 해요.

-내년에 성인이 된다. 20대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대학교 진학은 아직 예상된 건 없어요. 기회가 되면 가고 싶고요. 20살 되면 한 단계 더 성장한 제가 되고 싶습니다. 20대에는...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모델 한현민. (사진=김혜선 기자)
모델 한현민. (사진=김혜선 기자)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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