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방역 당국 비상
치사율 100%·백신이나 약도 없어...농가 공포 확산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원체 강한 질병이다 보니 몇 년 이상 농장을 가동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입니다. (사진=픽사베이)

17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축산부’)는 이날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축산부에 따르면 경기 파주 소재 양돈 농장에서 어미 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지난 16일 있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정됐다.

농축산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확진 판정 즉시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과 도축장·사료공장·출입 차량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인근 농장 전파 여부도 확인하고 있으나, 발생 농장 반경 3km 이내 위치한 양돈 농장은 없는 것으로 농축산부는 파악했다. 농축산부는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발생원인을 파악하고, 조기 종식을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방역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농축산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의심 신고가 접수된 즉시 해당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농장주부터 외부인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축산 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를 강화했다.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도 이뤄졌다.

파주에서 방역 작업에 종사하는 정모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역 시) 긴급하게 투여되는 차량 내외부, 사람까지 소독한다”며 “인근 도로 150~200m까지는 통제된다”고 말했다. 살처분에 대해서는 “바이러스가 퍼질 위험이 있어 돼지를 옮기지 않고, 농장에 묻을 수 있으면 그곳에 묻는다”며 “방수포 작업과 미생물 살포 등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농축산부가 빠르게 대책에 나섰지만, 전례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파주 양돈 농가가 겪을 후폭풍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이나 치료 약도 전무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방역 전문가 역시 향후 상황을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정씨는 “구제역의 경우 출입통제가 보름에서 한 달 정도이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처음 있는 일이라 언제까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원체 강한 질병이다 보니 수년이 지나도 돼지 농가를 가동할 수 없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확산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국내에도 상륙했다. 국내 발병 원인이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근 양돈 농가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특히 치명적인 질병인 만큼 향후 수년간 농장 가동도 어려워 보여 정부 당국의 발병 농가에 대한 피해 보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옮기지 않은 질병이다. 농축산부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닌 데다 (감염된 돼지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며 “국민들도 안심하고, 국산 돼지고기를 소비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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