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첫 출근한 신입사원이 자신의 회사생활을 ‘브이로그’로 촬영한다면 어떨까?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학교와 직장 등 자신의 일상생활을 촬영하는 행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촬영해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통해 송출한다. 청년층들은 자신의 일상생활을 영상으로 남기고 소통하기 위해 브이로그에 뛰어든다. 과거에는 전통 미디어가 방송을 만들고 시청자가 이를 소비했지만, 모든 시청자가 방송을 만들고 또 소비하는 유튜브 시대가 도래한지 이미 오래다. 방송이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면 광고 등을 붙여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18일 유튜브에서 ‘첫출근 vlog’를 검색하면 수백 개의 첫출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몇몇 동영상은 실제 업무시간에 촬영되지 않고 출근길과 퇴근길 정도를 촬영했지만, 대부분은 첫 출근길은 물론 신입교육 과정, 회사 내부, 자신의 업무모습을 촬영한 영상이었다.

개인적인 브이로그 외에도 기업에서도 브이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SDI는 취업 시즌에 맞춰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등 각 직무별 임직원들이 출근부터 퇴근까지 자신의 일상을 직접 촬영하고 회사와 업무를 설명하는 브이로그를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신한은행은 진옥동 은행장이 직접 나서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으로 직원들과 직접 소통한다.

하지만 자신의 일상생활을 넘어 공식적인 회사 업무 시간에도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한 정유사에 다니는 김 모 씨(32·남)는 “상사들 초상권도 있고 일하는 시간에 본인 취미생활을 하는 것 같아서 별로일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접적으로 지적하지는 않겠지만, 쉬는 시간이면 몰라도 근무시간에 브이로그를 찍고 있으면 비즈니스 매너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년차 공무원인 김 모 씨(36·남) 역시 “신입사원이 브이로그를 찍는다면 조금 이상해보일 것 같다”며 “회사 내 촬영은 보안 상 문제가 되기 때문에 금지되겠지만, 만약에 보안문제가 아니더라고 보기에는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브이로그 자체로는 ‘문제없다’는 시각도 있다. 번역 회사에 다니는 안 모 씨(29·여)는 “재밌을 것 같다. 대신 초상권이 있으니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은 허락을 받아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안 씨는 “회사 서류가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고 자신이 맡은 일을 잘 해낸다면 상관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견 기업에 다니는 진 모 씨(28·남)도 “브이로그를 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할 것 같다. 활발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계속 촬영을 하면 눈에 거슬리긴 할 것 같다. 편집만 하지 않는다면 찍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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