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다 신뢰 못 받는 분들이 아닌가?”
총선 물갈이 공천설에 어수선한 민주당
최대 40명까지…교체 대상은 ‘중진’?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인사들이 잇따라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민주당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물갈이’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역의원 40명까지 교체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의원들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중진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중진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9일 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중진의원단 연석회의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 대표는 “국회의 신뢰도가 2.4%로, 300명 중에서 6~7명만 정도만 신뢰받고 있는데, 나머지는 다 신뢰를 못 받는게 국회의 모습”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신뢰 못 받는 분들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분위기를 풀기 위한 가벼운 농담이었지만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원로’ 격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의원 겸직 장관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입각 당시 총선 불출마를 다짐한 바 있다.

여기에 5선 중진 원혜영 의원도 불출마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진 물갈이설’에 더욱 힘을 실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던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불출마 설이 불거졌다가 당사자가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긋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민주당의 ‘총선 영입인사’들도 잇따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1호 영입인사였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핵심 친문 인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부원장도 불출마 선언한 지 오래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진들의 자진 불출마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친문 핵심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잇따른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은 당 전체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조국 정국으로 여당에 불리해지니 총선 물갈이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4선의 송영길 의원의 경우 지지자로부터 이 대표를 비난하는 내용와 함께 ‘공천 물갈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고 이 내용이 언론에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송 의원은 즉시 “저의 의견이 아니고 어느 분이 보내주신 내용의 일부”라며 “저의 부주의로 이러한 내용이 보도돼 유감스럽다. 이해찬 대표님 측에도 상황을 설명드렸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언론 보도되는 이상한 뉴스들이 있는데 흔들리지 말고 당은 민주적으로 객관적으로 총선까지 잘 운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은 내달 초부터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통해 의원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평가위는 앞서 진행한 중간의원평과와 이번 최종평가, 12월 초 지역 유권자 안심번호 여론조사 등을 벌인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1월 초 ‘하위 20%(전체 128석 중 26명)’ 의원을 가린 뒤 이들에게는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20% 감산 페널티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직 의원 대상 불출마 의견 접수는 오는 11월 4일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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