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무중력지대는 청년을 구속하는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취업난, 학자금 대출, 저임금, 생계비 부담 등으로 팍팍한 일상을 나고 있는 청년들. 이들을 위해 서울시는 곳곳에 청년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일종의 ‘아지트’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다. 이곳은 청년들에게 가능성을 제공하고 활동을 지원하며 지친 삶에 휴식을 선물한다. 지난 2015년 1월 무중력지대 G밸리를 시작으로 대방동, 양천, 도봉, 성북, 서대문이 문을 열었고 지난 8월 서울 동남권에서는 처음으로 ‘무중력지대 강남’이 개관했다.

지난 19일 방문한 '무중력지대 강남' 외관 (사진=홍여정 기자)
지난 19일 방문한 '무중력지대 강남' 외관 (사진=홍여정 기자)

지난 19일 오후 3시. 분당선 개포동 역 4번 출구에 위치한 ‘무중력지대 강남’을 방문했다. 개포디지털혁신파크 내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노란색 외관의 ‘무중력지대 강남’으로 향했다. 오가는 사람 없이 조용한 이곳에 청년들이 얼마나 모여있을지 궁금했다.

무중력지대 강남은 이 공간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청년들의 자기주도적 활동과 혁신실험을 응원하는 청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이곳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만 19세 이상부터 39세 청년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시설 이용료는 없지만 장소 대관의 경우 멤버십 가입에 따라 비용이 할인된다.

(사진=홍여정 기자)
커먼스페이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홍여정 기자)

문을 열고 들어가자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진 내부가 한눈에 들어왔다. 1층에는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커먼스페이스를 비롯해 공유주방, 미팅 룸, 화장실로 구성돼있다. 가운데에 위치한 계단을 올라가면 공유서가와 빈백이 설치된 휴식공간과 영상 편집과 녹음실이 있다. 

1층 커먼스페이스는 스터디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가 비치돼있다. 공부하거나 개인 업무를 보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다. 무중력지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강연 등 다양한 행사가 이곳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수납공간에는 담요와 멀티탭도 있어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했다.

공유주방은 간단한 조리시설을 갖추고 있어 혼밥을 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사용 후에는 게스트하우스처럼 깨끗이 정리해놓으면 된다.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소셜다이닝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시설 이용료는 따로 없지만 모임 시 독립적으로 사용할 경우 대관도 가능하다. 커피도 저렴한 가격인 500원에 마실 수 있다.

휴식공간에서는 지친 청년들을 위한 빈백 6개가 설치돼 있어 중간중간 ‘꿀잠’도 잘 수 있다. 푹신해 보여 사용해보고 싶었지만 이미 잠이 든 사용자가 있어 다음을 기약했다. 낮은 테이블도 있어 노트북 사용도 할 수 있고, 옆에 있는 공유서가에서 책을 꺼내와 독서도 가능하다.

대관 시에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1층 미팅 룸과 2층 스튜디오 룸이다. 미팅 룸에서는 소규모 세미나, 회의, 강연을 위해 긴 테이블과 화이트보드가 준비돼있다. 스튜디오 룸은 편집실과 녹음실 2곳으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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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지대 강남 '공유주방'. 혼밥을 하거나 지인들과 요리를 하기도 한다. (사진=홍여정 기자)

지난달 8일 개관한 ‘무중력지대 강남’은 전체적으로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공유공간이니만큼 이용하는 사람들이 규칙을 지켜가며 사용한다면 청년들에게 활용도가 높은 공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자들의 평가도 대부분 후했다.

오늘 처음 방문했다는 임현록 씨(25·서울 송파구)는 “청년공간대여, 휴게공간 등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중력지대를 알게 됐다”며 “아직 사람도 많이 없어 조용하고, 특히 주방이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혜 씨(25·서울 강남구)는 “지난 8월 말부터 꾸준히 오고 있다. 카페에서는 공부하면 좀 눈치가 보이는데 이곳은 그런 것이 없어서 좋다”며 “공간도 깔끔하고 다 좋은데 비가 많이 올 때 운동장으로 오면 신발이 다 젖어서 좀 불편하긴 했다”며 후기를 전했다.

박지영 씨(32·서울 강남구)는 “지인을 추천을 받고 오늘 처음 와봤다”며 “근처 개포도서관도 시설이 낡고 중고등학생들이 많아 좀 시끄러웠는데 이렇게 청년들을 위한 복합 휴식 공간이 생겨서 만족스럽다. 사실 이쪽이 대부분 주택가 아니면 학교 부지라 오픈형 독서실 같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무중력지대 강남 조아나 센터장은 “무중력지대 강남은 강남 뿐만 아니라 동남권 지역 청년들의 활동 거점의 기능을 할 것”며 “앞으로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징을 봤을때 청년 정책이 창업과 관련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스타트업, IT, 크리에이터 분야의 사업들도 타겟을 잡고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홍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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