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학교에서 TV 드라마 얘기 안 해요. 요즘 TV 드라마는 부모님이 보실 때 같이 보는 정도고…친구들은 다 웹드라마를 보거든요”

1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웹드라마 '에이틴'의 팬미팅회. (사진=독자 제공)
1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웹드라마 '에이틴'의 팬미팅회. (사진=독자 제공)

유튜브 네이버tv 등 플랫폼에서 방영하는 ‘웹드라마’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웹드라마는 한 편당 20분 이내인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드라마로 휴대폰 기기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콘텐츠다. 방영시간이 짧고 SNS 등으로도 쉽게 전파할 수 있어 매일 일상이 바쁜 현대인에게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웹드라마가 기존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의 드라마를 제치고 젊은층의 안방을 차지했다.

23일 경기도 파주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모 양(18세)은 웹드라마가 ‘대세’라고 말했다. 그가 요즘 즐겨보는 웹드라마는 네이버 계열사인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가 만드는 ‘연애플레이리스트’다. 김양은 “웹드라마는 보는 시간도 20분 안쪽으로 짧아서 쉽게 볼 수 있다. 내용도 재미있어서 친구들하고 링크를 공유해서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김모 양(18세)은 “시간도 절약되고 학교물로 많이 나와서 재미있게 본다”고 설명했다.

시청 연령대가 확실하다보니 TV 드라마는 중장년층을, 웹드라마는 청년층을 공략한 내용으로 분화되기도 한다. 자제 최고 시청률 35.9%를 기록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중년층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등 가족 드라마에 초점을 맞췄다. tvN의 ‘호텔 델루나’와 같이 로맨스물도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지만 웹드라마의 소재는 학원로맨스, 초능력 등 10대 청소년들의 관심도가 높은 쪽으로 확연히 기운다.

때문에 젊은 층에서 웹드라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플레이리스트’의 경우, 23일 기준 구독자만 구독자 238만명에 달해 국내 유튜브 구독 순위 79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다른 웹드라마 제작사 ‘와이낫미디어’의 ‘콬tv’는 구독자 121만명을 자랑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6세~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TV보다 웹드라마를 시청한다는 응답은 10대에서 56.4%, 20대에서 55.0%로 다른 연령대(30대 39.4%, 40대 21.8%, 50대 13.4%, 60대 17.6%)보다 월등히 높았다.

인기가 대단하다보니 웹드라마에 나오는 주연 배우들도 공중파 연예인 못지않은 대우를 받기도 한다. 1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웹드라마 ‘에이틴(플레이리스트 작)’은 지난 7월 웹드라마 최초로 팬미팅을 열었다. 총 1400여 명의 팬이 참여한 팬미팅은 티켓 예매 오픈 1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에이틴 여주인공 ‘도하나’로 데뷔한 신예은은 최근 공중파 월화드라마 여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지난 7월 열린 웹드라마 '에이틴'의 팬미팅회. (사진=독자 제공)
김양은 지난 7월 열린 웹드라마 '에이틴'의 팬미팅회에 다녀왔다. (사진=독자 제공)

당시 에이틴 팬미팅에 참석했던 김모 양(19세)은 “운이 좋아서 팬미팅에 다녀왔다”며 “에이틴에 나왔던 배우들이 실제 공중파 연예인으로 캐스팅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지윤 KT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웹드라마의 부상과 모바일 콘텐츠로서의 가치’ 보고서에서 “웹드라마는 특히 최근 1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스낵컬처(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라는 소비 트렌드와 부합되는 특성을 지녀 더욱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온라인을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해외 시청자들도 언제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한류 콘텐츠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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