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수, 위안부 망언...해당 강의 중단
학생들 “즉각 파면“...학교 측 “확답은 불가“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가 이른바 ‘위안부 매춘’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재학생들의 저항이 거센 가운데, 학교 측은 류 교수에 대한 파면 여부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진=뉴시스)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진=뉴시스)

25일 이날 연세대학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류 교수의 위안부 망언과 관련해 “논란이 된 ‘발전사회학’ 강의를 중단시켰다”며 “현재 학교 차원에서 조사를 개시했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류 교수의 파면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 수업인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매춘의 일종”이라며 “지금도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을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같은 망언에 수업을 듣던 학생들의 반발이 있자 류 교수는 “지금도 ‘매너 좋은 손님 술만 따라주고 안주만 주면 된다’고 말하며 접대부하고 매춘을 시작한다”며 한 수강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보겠냐”라고 물어 논란을 더 키웠다. 학생에게 매춘을 해보겠냐고 비아냥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연세대학교 교무처는 같은 달 23일 논란이 발생한 ‘발전사회학’ 수업을 중단시켰다. 이와 별개로 연세대학교 윤리인권위원회는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류 교수가 강의하고 있는 교양 수업은 중단 없이 그대로 진행하도록 했다.

같은 날 류 교수는 입장문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고 반박했다. 그는 “학문의 영역은 감정이 아닌 이성의 영역”이라며 “세간에서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식민지 시대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최신 연구 결과인 이영훈 교수 등의 연구를 인용해 직선적으로 그 내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매춘이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 참여 과정은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며 “일부 학생들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연구실 앞에 망언 규탄 메시지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연구실 앞에 망언 규탄 메시지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류 교수 망언에 학생들 거센 분노

류 교수의 해명에도 학생들의 분노는 거셌다. 이들은 류 교수 연구실에 항의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다. 24일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류석춘 교수는 학생과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대학 본부는 류석춘 교수를 파면하라’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총학생회는 류 교수가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즉각 사과해야 한다면서 “학문의 자유는 교수가 강단에서 어떠한 주장이든 마음대로 말할 자유가 아니다”라며 “학문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학문적 의견 제시로 볼 수 없는 망언을 일삼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하는 행위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학생에게 궁금하면 ‘매춘’ 한번 해 보라며 교수와 학생 간의 위계를 이용해 성희롱했다”며 “자신의 의도는 성매매에 대한 조사를 권유한 것이었다는 주장이야말로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사태와 관련해 총학생회가 공식적인 입장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사회학과와 사회과학대 학생들도 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회학과 학생회는 22일 “류 교수는 강의 중 혐오 발언에 대해 해당 수업 수강생 모두에게 사과하라”며 “학교 본부는 류 교수를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모든 수업에서 전면 배제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학과를 포함한 사회과학대 운영위원회는 전날 ‘자유 없는 진리추구의 현장에서’라는 입장문을 통해 ▲류 교수의 사과와 징계위원회 결정 수용 ▲류 교수의 징계위 회부와 파면 ▲교수 사회의 재발 방치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생들이 거듭 류 교수의 즉각 파면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파면이 이루어질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연세대학교 측은 윤리인권위원회가 조사를 진행 중인 관계로 파면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학교 측의 입장이 갈리는 상황에서 당분간 연세대학교 내부에서는 류 교수와 관련한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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