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일 북한이 동해 방향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청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특히 이번 도발은 북한이 오는 5일 북미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의도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에 나섰다.

지난 2017년 5월 고체 연료 기반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최종시험 발사한 북한.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지난 2017년 5월 고체 연료 기반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시험 발사한 북한. (사진=조선중앙TV 캡쳐)

SLBM은 잠수함에서 쏘아올리는 탄도미사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다탄두미사일(MIRV), 전략 핵폭격기 등과 함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전략 무기다. 그동안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미사일로 저강도 도발을 해왔지만, 북미 실무협상을 눈 앞에 두고 도발 강도를 높였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7시11분경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최대 비행고도 910여㎞, 거리는 약 450㎞로 추정된다.

청와대에서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SLBM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10월 5일 북미협상 재개를 앞두고 이러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북한의 의도와 배경에 대해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만약 북한이 SLBM을 시험 발사했다면 지난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 된다. 이에 청와대는 눈앞으로 다가온 북미 실무협상에 북한의 도발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날 우리 군이 제71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F-35A 스텔스 전투기를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도발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F-35A는 최고 속도 마하 1.8로 전쟁지휘부, 주요 핵·탄도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등을 탑재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군의 F-35A 도입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한편, 일본 측은 우리 군과 달리 북한이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보고 있다. NHK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오전 7시 10분쯤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고 이중 한 발은 7시 17분쯤 (일본) EEZ 밖에 낙하했다“며 ”또다른 한 발은 7시 27분쯤 시마네(島根)현 동쪽 해역 일본 EEZ 안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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