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으로 한 해를 점검하는 국회의 일정이기도 하다. 올해 역시 많은 기업인이 국회 상임위원회의 단골손님으로 초대됐다. 현재까지 100여 명이 넘는 기업인들이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매년 되풀이되는 ‘기업 국감’에 재계는 올해도 망신 주기 국감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으로 국감을 바라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사진=뉴시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사진=뉴시스)

국회는 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정기 국감 일정을 진행한다. 

우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 조작과 관련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환경노동위원회도 오승민 LG화학 여수 공장장, 박현철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장, 장갑종 금호석유화학 여수 공장장, 김형준 한화케미칼 여수 공장장 등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또한 환노위는 노동자 부당해고와 관련해 훗타나오히로 아사히글라스파인테크노코리아 대표도 소환할 예정이다. 이외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섬유유연제 문제와 관련 발라카 니야지 P&G 대표도 증인으로 부른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포털 여론 조작과 관련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를, 구글세와 관련해서는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를, 정보보호·보안에 대해서는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어촌 상생협력 기금과 관련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최선목 한화그룹 사장, 홍순기 GS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일본 강제노역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전중선 포스코 부회장을, 포털 실시간 검색 순위 조작과 관련해서는 이진규 네이버 CPO를 부를 예정이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코오롱 인보사 사태와 관련 이우석 코오롱 대표,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 이민영 비아플러스 대표를 부를 예정이고, 유방 보형물 안전성과 관련 김지현 엘러간 대표를 소환할 방침이다. 복지위는 또한 전자담배 유해성과 관련 우재중 쥴랩스코리아 상무와 김정후 KT&G NGP개발실장도 증인으로 부른다.

복지위는 재계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룹 계열사 롯데푸드가 협력업체인 후로즌델리에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관해 물을 계획이다. 신 회장의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외에 정무위원회에서는 삼성그룹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의 총수를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증인 채택이 증인 신청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이 있어 정하지 못했다. 

매년 반복되는 국감의 기업인 줄 세우기에 재계는 점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국감에 소환되는 기업인 수가 지속해서 늘어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정감사’가 아닌 ‘기업감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 “국감 시즌 때마다 기업인들을 무리하게 증인으로 채택한다는 지적이 매년 나오고 있고, 올해 역시 되풀이되고 있다”며 “기업과 기업 간 일을 이유로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한 점이 합리적이지 않다.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통해 민생 챙기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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