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회에 좋은 영향줘야”...노인이 말하는 老 의미
[현장] “사회에 좋은 영향줘야”...노인이 말하는 老 의미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9.10.02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파구, 노인의날 행사...네일아트부터 갈비탕까지
노인들에게 ‘노인’이란...“올바르게 나이 먹어야”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야 있죠. 하지만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2일 노인의 날 행사가 열린 송파노인종합복지회관. (사진=이별님 기자)
2일 노인의 날 행사가 열린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 (사진=이별님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제23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본지 취재진이 이날 송파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을 때 1층 로비에는 행사에 참여하려는 주민들로 가득 찼다. 커다란 하트가 그려진 포토존에서는 지인들과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많았다. 분주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했다.

특히 네일아트 존은 손톱을 곱게 단장하려는 여성들로 가득했다. 현장에 있던 네일아티스트들은 주민들의 손톱을 정성스레 치장해주고 있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74세 여성 김모 씨는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것은 아니지만, 네일아트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모레 남해 여행이 있는데, 가기 전에 받는다”고 <뉴스포스트> 취재진에게 말했다.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회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에서 한 시민이 네일아트를 체험해 보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에서 한 주민이 네일아트를 체험해 보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네일아트 존보다 분주했던 곳은 무료 점심 식사가 제공되는 송파노인종합복지관 내 식당이었다. 식당에서는 식권을 가진 주민 500명에게 갈비탕 등 점심 한 끼를 제공했다. 식권은 점심 시간인 11시가 되기도 전에 동이 났다. 일부 주민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되돌리기도 했다.

약속된 점심시간이 다다르자 주민들은 식당으로 하나둘씩 모였다. 1층 당구장 등 송파노인종합복지관 내 다른 시설을 이용하던 주민들은 길게 줄을 서서 점심을 기다렸다. 줄은 건물 밖 주차장 뒤편까지 이어졌다. 식당 내에서는 점심을 받은 주민들이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이어갔다.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 식당에서 주민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 식당에서 주민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피해 주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1년에 하루뿐인 노인의 날은 노인들을 위한 문화 시설이 부족한 대한민국에서 시민들에게 특별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앞서 네일아트와 관련해 본지와 인터뷰를 했던 김씨는 노인의 날의 존재를 몰랐다고 한다. 그는 “지인과의 전화를 하다 노인의 날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평소 네일아트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닌데, (여행 전) 받게 돼 좋다”고 말했다. 

지인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온 78세 여성 임모 씨는 이번 행사가 열린 것에 대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놀 때가 마땅치 않다”며 “친척 집도 부담스러워할까 봐 자주 가지 못하는데, 여기는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한 노부부가 다정하게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2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한 노부부가 다정하게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임씨는 노인의 날을 맞아 ‘노인’으로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야 있지만,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위해 당부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일제강점기 등 어려운 시대를 겪은 노년층은 항상 ‘검소하게 살고,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배웠다”며 “젊은이들은 이에 비해 의존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교육도 우리보다 많이 받고 잘 자라줬다. 감사하다”면서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방향을 스스로 추구했으면 좋겠다. 바르게 살면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살았으면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