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탐험] VR축제 'KVRF' 콘텐츠 좋은데...기간단축·주말제외
[오지탐험] VR축제 'KVRF' 콘텐츠 좋은데...기간단축·주말제외
  • 이상진 기자
  • 승인 2019.10.0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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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 VR 페스티벌(KVRF) 2~4일까지 개최
- 대한민국 VR 기술의 현주소 짚고 미래 조망
- 감놀·리타·디캐릭·이노·ZE 등 VR 기술 돋보여
- 주말 빠지고 5일→3일 단축된 행사기간 복구해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VR·AR의 첨단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장터인 ‘코리아 VR 페스티벌(KVRF)’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됐다. KVRF 2019에는 국내외 120개 기업이 300개 부스를 꾸려 VR·AR 콘텐츠를 선보였다.

<뉴스포스트>는 페스티벌 기간 동안 현장을 찾아 5G 시대 핵심 기술인 VR·AR의 국내외 최신 콘텐츠들을 직접 체험해봤다. KVRF의 VR·AR 콘텐츠들은 사흘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웠다.

KVRF 2019가 삼성동 코엑스에서 2일부터 4일까지 개최됐다. (사진=이상진 기자)
'KVRF 2019'가 삼성동 코엑스에서 2일부터 4일까지 개최됐다. (사진=이상진 기자)

▲대나무 이파리가 사락사락...VR이 선사하는 ‘치유와 치료’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뚫고 사락사락 우는 대나무 이파리 소리가 기자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대나무 숲의 풍경에 바람소리를 닮은 선율이 더해졌다. 기자가 안마기능이 있는 의자에 앉아 HMD를 쓰고 콘텐츠를 체험해보니, 절로 유년시절 호박잎에 넣고 살피던 반딧불이가 떠올랐다. 올해 KVRF에서 ‘감성놀이터’가 선보인 콘텐츠다.

KVRF를 찾은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부스는 감성놀이터가 운영하는 장소였다. 감성놀이터는 지난해 개최된 KVRF에서 베스트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기업이다. 올해 감성놀이터는 페스티벌에 심리치료 VR 콘텐츠를 들고 나왔다. 시냇물 소리와 대나무 숲의 소리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았다.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는 자사의 기술이 ‘사람의 마음을 이어준다’고 강조했다.

최석영 대표는 “심리치료를 위해 VR로 구현된 장소를 직접 찾아 붐 마이크보다 사운드를 잘 잡는 기술로 입체적으로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구현했다”며 “여기에 전문 작곡가가 작곡한 선율을 입혀 자연의 소리와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가 기자에게 VR 체험을 권유하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가 기자에게 VR 체험을 권유하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심리치료 외에 직접적인 의료기술을 체험해보는 콘텐츠도 있었다. ‘오썸피아’는 해부용 시체인 카데바를 그대로 재현해 직접 수술을 해볼 수 있는 VR 콘텐츠를 선보였다. 체험자들은 오썸피아가 제공하는 VR 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접 카데바를 해부하고 수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기자는 HMD를 쓰고 10여 가지의 수술도구로 삼각흉삼각을 절개하는 수술을 집도해봤다. 안내해주는 순서대로 진행하니 어렵지 않게 수술을 끝낼 수 있었다. 오썸피아가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해부 시뮬레이션 콘텐츠는 수술실 내부와 수술 과정을 그대로 옮겼다. 고대 구로병원의 개방형 실험실 입주사로 선정된 오썸피아는 향후 의료 교육 콘텐츠를 더 전문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박세영 오썸피아 사업지원팀 과장은 “VR 해부 시뮬레이션은 고대 구로병원 교수와 연구원들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 실제 수술실 내부를 그대로 옮겼다고 보면 된다”며 “선보이는 콘텐츠는 시제품으로 향후 일반인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썸피아 관계자가 VR 해부 시뮬레이션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오썸피아 관계자가 VR 해부 시뮬레이션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패션과 여행, 게임 등 문화생활도 VR로

VR 콘텐츠로 빠질 수 없는 게 게임이다. 하지만 장시간 VR 게임을 이용하면 멀미를 겪는 경우가 많다. VR 사용자가 멀미를 느끼지 않기 위해선 5ms 이하의 초저지연 기술이 필수인데, 아직 해당 VR 게임 콘텐츠와 해당 기술의 접목이 어려운 까닭이다.

업력 19년 차 모션 하드웨어 개발 기업인 ‘이노시뮬레이션’은 부스를 찾은 기자에게 VR 게임의 멀미 현상을 해소하는 데 자사의 기술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각 정보와 인체 움직임의 부조화로 일어나는 VR 게임의 멀미 현상을 모션 하드웨어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환 이노시뮬레이션 수석은 “기존의 VR FPS 게임 같은 경우에는 가만히 서서 슈팅을 하는 데 비해 모션 하드웨어의 하나인 이노시뮬레이션의 모션 의자는 좌우로 회전이 가능해 현실감을 높인다”며 “또 모션 의자로 VR 게임을 체험하면 시각 정보에 맞춰 몸이 움직이면서 뇌의 부조화를 해소해 멀미를 저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환 이노시뮬레이션 수석(오른쪽)이 모션 하드웨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이동환 이노시뮬레이션 수석(오른쪽)이 모션 하드웨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상진 기자)

VR로 국내외 유명 유적지를 구석구석 탐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 부스도 있었다. 교육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리타’는 VR로 세계문화유산을 찾아 체험하는 콘텐츠를 소개했다. 리타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실제 방문했던 유적지의 사진·영상 자료와 사료 고증을 통해 콜로세움과 사비성, 병마용갱 등의 실제 모습을 3D로 재현했다.

정승희 리타 대표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실제 체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 세계문화유산 VR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며 “세계문화유산을 가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학술적으로, 그리고 교육목적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타의 VR 콘텐츠는 현재 콜로세움과 사비성, 병마용갱 등 세 가지 VR 콘텐츠가 있다. 정승희 대표는 향후 신라와 이집트 등의 문화유산을 추가해 콘텐츠의 구성을 갖춰 대중에게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백제와 신라 유적에 관심이 많다는 정승희 리타 대표는 향후 관련 콘텐츠를 보충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이상진 기자)
백제와 신라 유적에 관심이 많다는 정승희 리타 대표는 향후 관련 콘텐츠를 보충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이상진 기자)

또 최대 40명이 함께 VR 테마공간을 돌며 체험하는 교육 콘텐츠를 준비한 기업도 있었다. ‘디캐릭’은 타이타닉과 아폴로 13호 등 32개 VR 테마공간을 체험해보는 콘텐츠로 부스를 꾸렸다.

최인호 디캐릭 대표이사는 “VR 콘텐츠를 그래픽카드 등 성능이 좋은 PC로 구현했다”며 “혼자 교육을 받으면 지루하지만 수십 명이 지역에 상관없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듯 서로 이야기하며 강사로부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게 우리 콘텐츠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인호 디캐릭 대표이사는 교육 VR 콘텐츠도 게임처럼 재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상진 기자)
최인호 디캐릭 대표이사는 교육 VR 콘텐츠도 게임처럼 재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상진 기자)

디자인 기간을 단축하고 공정 금액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패션산업 관련 VR 콘텐츠도 페스티벌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동욱 ‘Z EMOTION’ 대표는 자사가 선보인 패션 체험 소프트웨어가 VR 기술로 디자인 샘플링을 미리 해볼 수 있어 샘플을 만드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대표는 “미국 등 디자인 회사에서 아시아에 디자인 오더를 주면 많게는 수십 번씩 샘플이 오가는 과정을 거친다”며 “옷 하나 만드는 데 8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Z EMOTION의 소프트웨어는 이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션 산업계에서는 샘플 만드는 기간만 줄이면 전체 공정 금액의 50%까지 절감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Z EMOTION의 소프트웨어가 작동되는 것을 참관해보니 실제 모델이 샘플링 옷을 입은 모습과 상당히 유사했다. 이 대표는 “실제 옷과 똑같지는 않기 때문에 보완할 점이 있다”며 “향후 실제 옷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술 개발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동욱 Z EMOTION 대표는 자사의 VR 콘텐츠가 패션 디자인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이상진 기자)
이동욱 Z EMOTION 대표는 자사의 VR 콘텐츠가 패션 디자인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이상진 기자)

▲‘5G·VR·AR·4차산업혁명’ 말잔치...현실은 기간 단축에 주말 제외

120개 기업의 300개 부스를 시간의 제약으로 전부 다 체험해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지난 2017년 KVRF는 9월 16일(토)부터 9월 20일(수)까지 주말 포함 5일이 열렸고 2018 KVRF는 9월 5일(수)부터 9월 9일(일)까지 마찬가지로 주말을 포함해 5일 동안 개최됐다.

반면, 올해 KVRF는 2일에서 4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수요일에서 금요일까지로, 주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해가 지날수록 VR 기술은 중요해지는데 되려 행사 기간은 짧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관계 부처는 내년도 KVRF의 행사기간을 다시 복구하거나 6일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올해 KVRF 개최에 앞서 1일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VR, AR 등 실감콘텐츠는 올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의 핵심 서비스로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한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되지 않기 위해선 말이다.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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