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게임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게임 3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포괄임금제 폐지에 맞춰 근태관리 시스템을 바꾸고 있는 것. 이들 게임사는 5분 혹은 15분 이상 업무 공간에서 이탈할 경우 노동시간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한 것이라는 게 3N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선에 있는 게임 개발자들은 ‘탁상행정’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뉴스포스트DB)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뉴스포스트DB)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8월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이후 9월부터 새로운 업무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15분 이상 업무 외적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직원이 직접 ‘자리 비움’ 스위치를 눌러 자리를 비운 시간만큼 근로 시간에서 제외되는 방식이다. 

10월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넷마블은 PC가 ‘비 가동 상태’일 경우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간주, 그 시간이 15분을 넘기면 근로 시간에서 제외된다. 물론 휴게목적이 아닐 경우에는 소평 후 근로 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엔씨소프트도 10월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그 이후 도입한 시스템은 5분 단위로 업무 시간을 체크하는 방식이다. 업무 공간과 비업무 공간으로 구분해 확인하는데, 흡연실, 사내 카페, 헬스장 등에서 5분 이상 있으면 근로 시간에서 제외되고, 화장실과 회의실 등에서 보내는 시간은 근로 시간으로 인정된다.

반면 이달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스마일게이트는 직원이 직접 근무 계획을 보고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가장 먼저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펄어비스 역시 야근 등 추가 업무 시간에 대해서만 관리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게임 개발자의 입장은 어떠할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전석환 사업실장은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탁상행정에서 나온 대형 게임사들의 행정 편의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전 실장은 “3N이 도입한 업무시간 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첫 번째는 주 52시간 도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개발자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지극히 게임사의 행편의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 시스템 도입 등 의사결정을 하는 이들이 개발자라면 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며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야 게임 개발이 되고 생산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3N이 도입한 업무관리 시스템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보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창의적인 일을 하는 개발자들 스스로가 해당 시스템에 대해 납득을 하지 못할 것이고, 불만도 있을 것”이라며 “회사 역시 직원들의 불만에 대해 인정하고 도입한 시스템을 철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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