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의 ‘미국행’에 분당을 추진하고 있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머쓱’한 상황에 처했다. 유 의원은 “필요하다면 안 전 의원을 만나러 미국이 아니라 우주도 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비당권파의 분당 추진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유 의원이 추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비당권파에 속하는 안철수계 의원과 유승민계 의원 15명이 모인 모임으로 극심한 내홍 끝에 독자행동을 선언했다. 당초 유 의원은 야당발 정개개편을 위해 대선주자 급인 안 전 의원을 영입할 계획이었다. 유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당을 추진한 시기도 안 전 의원이 국내 복귀 시점인 지난 9월 말이었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행’을 밝히면서 정계복귀를 일축했다. 그는 “10월 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이는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안 전 의원의 미국행에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유 의원은 “당분간 미국에 있겠다는 안철수 전 의원이지만 어차피 정치하려고 뜻을 세운 분 아닌가. (바른미래당의 위기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마땅히 힘을 보태주실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안 전 의원을 만나러 미국이 아니라 우주도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날에도 유 의원은 “(안 전 의원의 미국행을) 저는 몰랐다. 본래 있었던 계획 같다. (안 전 의원) 뜻이 중요한 거니까 기다려보겠다”며 “안 전 의원과 연락은 계속 하고 있고, 또 필요하면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변혁 모임에 참가한 비당권파 의원들은 빠른 시일 내 안 전 의원이 신당창당에 합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8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제가 후배로서 조언을 드린다면 이번 총선 건너뛰면 해외에서 객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전 의원이) 총선 전에 우리가 신당을 만들면 같이 할 것이냐, 아니면 따로 할 것이냐, 아니면 아예 건너뛸 거냐, 이런 문제는 지금 심사숙고하고 있고 또 유승민 전 대표하고 연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문제가 정리된 후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다’라고 많이들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과거 안철수 대표가 정치를 시작했을 때 멘토로 언론을 장식했던 분들은 한결같이 ‘안 대표는 어느 한쪽 진영에 섰을 때 다른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는 절대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안 대표 스타일은 문제가 있을 때 거기에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고들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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