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웹툰(Webtoon)’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웹툰은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침체된 출판 만화의 대안으로 자리 잡으며 성장해왔다. 특히 일부 마니아층을 위한 문화로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던 ‘만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 것은 물론, 드라마, 영화, 모바일게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진화를 거듭나고 있다. <뉴스포스트>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웹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네이버, 카카오 웹툰의 모바일 버전. (사진=선초롱 기자)
네이버, 카카오 웹툰의 모바일 버전. (모바일 화면 캡처)

‘웹툰(Web+Cartoon)’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에 본격 등장했다.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종 스크롤을 기반으로 플롯이 구성된 웹툰은 만화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웹툰은 침체된 출판 만화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웹툰은 형식도 다양했다. 웹툰의 원조로 거론되는 ‘스노우캣‘, ‘마린블루스‘ 등은 개인의 다이어리 툰 형식을 빌려 구성됐고, ‘아색기가‘ 등은 4컷 개그 웹툰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이 전문 웹툰 작가를 고용해 ‘웹툰’, ‘만화 속 세상’ 등 새로운 플랫폼 시스템을 만들어내면서 웹툰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보급의 증가는 웹툰 시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접속해 볼 수 있는 웹툰은 ‘스낵을 소비하듯‘ 짧은 시간에 문화를 즐기는 현대인들의 ‘스낵컬처(Snack Culture)’로 자리 잡았다. 현재 국내 웹툰은 56개 플랫폼에서 1만402개 작품이 게재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웹툰 앱의 평균 이용 시간의 증가는 유료웹툰 시장도 함께 성장시켰다. 네이버와 다음이 선보인 완결작의 유료화, 미리 보기 서비스 등이 웹툰의 유료화를 자리 잡게 했고, 성인 웹툰으로 인기를 모은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이 유료웹툰 생태계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웹툰 시장 규모 또한 큰 폭으로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1,500억 원이던 국내 웹툰 관련 시장은 지난해 8,800억 원으로 급격히 규모가 커졌다. 오는 2020년엔 1조 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억대 연봉’ 스타 작가

웹툰 산업의 확대는 웹툰 작가(만화가)에 대한 인식 변화로도 이어졌다.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불편하게 바라보던 기성세대의 시선이 어느 정도 유해진 것. 특히 웹툰 작가를 희망하는 자녀가 있으면 긍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에는 스타작가로 불리는 웹툰 작가들의 수익 공개도 한몫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에 연재 중인 한국 작가 359명의 연평균 수익은 3억1,000만 원이다. 그중 상위 20명의 연평균 수익은 17억5,000만 원에 달한다. 신인 작가의 수익도 연평균 1억6,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통해 지급된 수익만 집계된 것으로, 원고료, 미리 보기 등의 수익, 광고 수익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기안84, 이말년, 주호민 등 인기 웹툰 작가들은 TV 예능프로그램,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스타’ 대접을 받고 있어 추가적인 수입도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웹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영화·드라마 등 영상물이 늘어나며 웹툰 작가의 수익성 역시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순정만화'를 시작으로 '이웃사람', '은밀하게 위대하게', '내부자들' 등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흥행에 성공했고, '신과함께'는 두 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미생'의 경우 드라마 원작으로 각색되며 드라마는 물론 출판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올렸다. 올해도 '쌉니다 천리마마트', '타인은 지옥이다'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물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웹툰 IP를 게임에 이식하는 IP 비즈니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 웹툰 글로벌 서비스인 ‘라인 웹툰’의 인기 작품 리스트. (라인 웹툰 캡처)
네이버 웹툰 글로벌 서비스인 ‘라인 웹툰’의 인기 작품 리스트. (라인 웹툰 캡처)

웹툰의 해외진출

한국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포맷인 웹툰은, 모바일에 맞게 설계된 화면 이동과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으며,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등은 국내 시장 선점에 이어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해외에서 ‘라인 웹툰’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영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등 6개 국어로 번역된다. 특히 해외에 진출한지 5년만에 구글플레이 앱마켓 분야 수익 기준,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고, 북미 지역에서는 월간활성이용자(DAU) 300만 명을 넘어선 바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일본 현지법인 카카오 재팬을 통해 웹툰 서비스 '픽코마‘를 론칭,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유료 웹툰 플랫폼 ‘네오바자르‘와 국내 3대 단행본 업체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등 콘텐츠 유통 생태계 구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웹툰은 플랫폼이라는 기술적인 분야와 창작자들의 콘텐츠적인 분야가 중요하다”며 “네이버의 경우 10여년 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을 매년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하며 창작자들이 창작을 잘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작가들의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기도 했고, 글로벌 진출 역시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진행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웹툰을 번역해 해외로 수출만 하는 것이 아닌 각 현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통해 콘텐츠 생태계를 각 지역별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웹툰의 해외 진출에 대한 증권가 전망 역시 밝다. 미래에셋대우는 “웹툰은 ARPPU(결제유저인당결제금액)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부분 유료화 수익 모델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보다도 더욱더 높은 금액의 인당 소비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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