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운 칼럼] 경제 꺾일 때 세계경제는 한창 좋았다
[온기운 칼럼] 경제 꺾일 때 세계경제는 한창 좋았다
  • 온기운
  • 승인 2019.10.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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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온기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수시로 우리 경제가 양호하다는 언급을 해 왔다. 지난 8월 국무회의 때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고 한데 이어 한 달 전에도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낙관론을 펴왔던 대통령이 뒤늦게 현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원인을 세계경제 탓으로 돌렸다.

최근의 국내 경제 악화가 세계경기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한창 좋았던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우리 경제가 본격 꺾이기 시작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최근 통계청은 경기정점이 2017년 9월이라고 공식 확인·발표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2년 이상 하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4개월 더 지속되면 역대 최장 경기 하강 기간을 기록하게 된다.

세계경제는 2016년 하반기부터 확장 국면을 지속했고, 우리 경제가 꺾이기 시작할 때도 한창 호조를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5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당시 세계경제에 대해 “갈수록 강해지는 성장세, 리스크 요인은 증가(Stronger growth, but risks loom large)”라고 표현하며 이를 소제목으로 달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18년 4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순환적 상승 속 구조적 변화(Cyclical Upswing, Structural Change”라는 표현의 소제목을 붙였다. 우리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2배, 3배 각각 큰 미국과 일본의 경제는 완전고용을 실현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며 전후 최장의 경기 확장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세계경제가 하강 국면에 들어간 것은 작년 9월 이후다. 따라서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보다 1년 앞서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조기 경기 하강의 원인은 외부 탓이 아니라 내부 탓이며, 이는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현 정부의 간판 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근로제,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이 경기하강을 제촉한 주범이다. 문 대통령은 경기가 한창 하강 중이던 작년 5월에도 "최저임금 긍정효과가 90%"라고 밝히며 7월에는 최저임금을 전년도 16.4%에 이어 또다시 10.9%나 인상했다. 종업원 300인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 주52시간근로제도 고용과 산업활동 모두를 위축시켰다. 2017년 말 여권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상도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경제상황은 어떤가. 수출은 10대 수출국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고, 기업의 해외탈출이 이어져 작년에만 국제직접투자수지가 마이너스 340억달러에 달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선에서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원화가치는 급락하고 증시도 맥을 못추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임시방편적인 일자리를 빼면 고용은 참사 수준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득 양극화는 확대일로다. 반도체 착시가 사라진 올해는 경제성장률 2% 달성도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경제 악화를 은근슬쩍 세계 경제 탓으로 돌리지 말고 잘못된 정책부터 과감하게 뜯어고쳐야 한다. 관(官) 주도의 경제에서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입각한 민간 주도의 경제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실패가 더이상 시장을 죽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계적 추세에 맞춰 법인세를 인하하고 국가채무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세출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단행해야 한다. 그러자면 무분별한 포퓰리즘적 지출 행태부터 청산할 필요가 있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온기운 kuohn@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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