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로 국민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몰려들어 조국 찬반 집회를 열고 있지만 해결책을 제시해야하는 여야 대표는 직접적인 만남을 피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김혜선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뉴시스)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김혜선기자)

먼저 자리를 피한 것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지난 7일 이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최하는 여야 5당 대표 간 정례 모임 ‘초월회’에 급작스럽게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초월회는 국회의장과 각 여야 대표가 정기적으로 모여 오찬을 나누는 자리로, 이날 모임은 이 대표를 제외한 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심상정·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만 모이게 됐다.

당시 이 대표는 불참 이유로 “초월회가 민생을 도모하는 장이 아닌 정쟁을 위한 성토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태풍 피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가뜩이나 예민해져있는 국민의 마음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조국 사태로 야당 대표들에게 ‘한소리’ 들을 것을 싫어해 초월회에 불참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초월회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회동에 빠진 적 없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황 대표는 11일 예정됐던 ‘정치협상회의’에 “일정이 맞지 않는다”며 불참했다. 정치협상회의는 문 의장이 주관하고 여야 5당 대표가 참석하는 회의로 사법·정치개혁 등 정치권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자리였다.

결국 이날 회의도 이 대표와 황 대표가 만나지 못한 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이에 이 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라며 “황 대표는 4일 전 합의문까지 작성한 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오늘 회의에 참석 안한다고 한다. 한국당의 ‘일구이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과 한국당을 제외한 군소 야당은 두 대표가 만남을 거부하는 것을 두고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지난 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여당 대표가 (초월회에) 나오지 않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전쟁 중에도 서로 대화하고 협상을 하는데, 국민이 걱정하고 위중한 시기에는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는 “당 대표의 불참은 유감”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정치협상회의에 불참한 황 대표에도 “불참 이유가 (정치협상회의의) 준비 부족이라고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만남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지금 정치가 서초동만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광장정치, 선동정치로 세(勢) 대결을 과시하는 것은 스스로 정당정치를 부정하고 의회정치를 무력화하는 일”이라면서 “정치협상회의는 정치복원의 출발점이자 국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황 대표를 제외하고 진행된 정치협상회의는 비공개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날 여야 4당은 황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는 2차 회의부터 의제를 논하기로 했다. 또 정치 협상의 세부 내용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단을 구성하고 실무단에 참여할 인원은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추천하는 1인씩으로 구성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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