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25%로 추가 인하
내년 1분기 사상 첫 1% '초읽기'
저금리 기조에 예금 금리도 하락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했다. 2년 전 기록했던 사상 최저 수준(연 1.25%)까지 다시 내려간 기준금리는 내년 1분기 1.0%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25bp(1bp=0.01%포인트) 내린 1.2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결정을 내린 지 3개월 만이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국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제침체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앞서 이달 1~8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96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5%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

시장에서는 뚜렷한 경기 회복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한은이 내년 상반기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총재도 이날 금통위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다”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금리 인하 외의 정책수단도 연구 중”이라며 ‘0%대 기준금리’ 양적완화와 같은 적극적인 통화정책의 의지도 내비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이번 금리 인하 이후에도 추가 인하 기대감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 2명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금리 인하’로 평가하지만 통화정책 여력이 남았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내용을 보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국내 반도체 경기와 수출 경기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요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추가로 내년 1분기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에 맞닿게 된 만큼 한은의 정책적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겠지만,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라며 “이달 이후 한은이 통화정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 내려간다

한편, 기준금리 하향에 따라 시중 은행들의 예금과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갈 예정이다. 은행의 상품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 수준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2016년 6월에는 바로 다음 달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수신금리가 1.31%로 0.12%p 하락해 역대 가장 낮았다.

시중은행은 인하 폭과 시기는 시장 상황과 예대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은행이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 상황을 반영한 뒤에 내리는 대출금리는 비교적 천천히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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