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운 칼럼] 취업자 증가, 66%가 노인인 현실
[온기운 칼럼] 취업자 증가, 66%가 노인인 현실
  • 온기운
  • 승인 2019.10.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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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온기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일관성을 지키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고용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 연속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고 상용직 근로자 수가 계속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5~64세 고용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최근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고 고용의 질도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자화자찬식 발언들이다.

국내경제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특히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하며 제조업 가동률이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해 있는데, 고용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부가 요술 방망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취업자 증가는 한 마디로 정부가 재정을 퍼부어 임시방편적인 단기 일자리를 크게 늘린 결과 나타난 허상에 불과하다. 질적 측면에서 볼 때 고용은 ‘참사’ 수준이다. 지난 9월 취업자는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34만8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30만 명 이상 증가폭을 유지했다. 실업자수도 9월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최저치인 88만 명 수준으로 줄었고 실업률도 3.1%로 낮아졌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 내용을 보면 허탈함 감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한창 일할 연령의 고용은 줄고 대신 고령층의 고용은 급증했다. 30대(-1만3000 명)와 40대(-17만9000 명)의 취업자는 감소 추세를 지속했지만 60대 이상 취업자는 38만 명 늘어났다. 결국 60대 이상을 빼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취업자가 3만명 이상이나 줄어든 셈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생산가능인구로 잡지도 않는 65세 이상에서만 23만1000명이 증가했다. 마을 청소나 교통정리 등 노인의 단기성 일자리 사업이 크게 늘어 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 재정투입 사업이 많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17만 명 증가했다. 시간대별 취업자는 36시간 미만이 74만명 증가했고, 36시간 이상에서는 45만 명 감소했다.

매월 15일이 속한 1주일 동안 1시간 이상만 일하면 취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고용률(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자수 비중)은 단기 일자리가 증가하면 올라갈 수 있다. 고용률이 67.1%로 올라갔다 해도 일본(77.9%), 미국(71.7%) 등보다 한참 낮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7.3%로 201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사실상 실업자는 높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무려 213만 명, 구직단념자는 53만 명에 달했다. 정규직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취업자는 11만명 줄어 통계 작성 후 최장기인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금융·보험업도 4만여명 감소해 올해 들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도매 및 소매업도 6만여 명 감소했다.

정부는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은 불안정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가지고 고용이 개선됐다며 홍보만 하지 말고 일자리다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정을 투입한 ‘숫자놀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라도 고용을 가로막는 정책을 뜯어고쳐야 한다.

정부가 집요하게 붙들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부터 폐기하고 기업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시장경제원리를 작동시켜야 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2.87%로 낮춰졌지만 과거 2년 동안 29%나 올린 돌킬 수 없는 정책이 취약계층을 일자리에서 몰아냈고 경제를 망가뜨렸다. 그렇다면 다른 부문에서라도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법인세, 주52시간제 등을 손봐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시대와 기술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 이념에 사로잡힌 규제를 혁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의 국외탈출을 막고 국내유턴을 촉진시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절실한 것들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산업현장 방문과 경제장관 회의 주재 등의 행보가 근본적인 철학의 변화 없는 보여주기식으로 그쳐선 안 된다. 그럴 경우 정부가 내세우는 일자리 정책도 밑 빠진 독 물 붓기 식 될 것이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온기운 kuohn@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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