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 6개월째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김준호(가명·35·남) 씨는 전자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다. 일반 담배를 끊기가 어려워 찾게 된 것이 액상형 전자담배이고, 연초 담배를 피울 때 느껴지던 냄새와 가래 등의 불쾌감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다달이 나가는 담뱃값도 3분의 1로 줄어든 점 또한 액상형 전자담배를 유지하는 이유였다. 김 씨는 “다시 연초 담배로 돌아갈 생각이 없고, 아직 금연할 생각 역시 없기 때문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정부 권고에 대해서는 “찝찝하긴 하지만 일반 담배보다는 전자담배가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진=이해리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 (사진=독자제공)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지하라고 권고한 이후 흡연자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GS25, CU 등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및 공급이 중단되는 등 시장 퇴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던 흡연자들의 경우 대안을 찾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인체 유해성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실치 않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뉴스포스트>는 보건복지부의 말을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폐 손상 사례 중 80%가 THC(대마유래 성분)를 함유한 제품을 사용한 흡연자로 확인됐는데, THC 성분이 마약으로 분류돼 유통이 금지된 국내에서 사용 중지 권고를 하게 된 이유는. 

미국 폐 질환 사례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사례 중 80% 정도에서 THC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가장 원인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THC 성분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외의 10%는 니코틴만 함유한 일반적인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THC 성분이 없다고 해서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원인 물질 및 인과관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사용 자제를 권고하게 된 것이다. 

▲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폐 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THC 성분이 의심된다는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인데.

9월 20일 자, 10월 23일 자로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THC와 관련된 해외 사례에 대해 항상 언급했다. 내용을 숨겼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부분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소비를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해 자제권고, 중지 권고를 한 것이다.

▲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궐련)의 대안으로, 금연 보조제로 사용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를 통한 금연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금연 보조자로서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또한, 인체 유해성과 관련해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이 얼마나 저감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수치도 현재로서는 없다. 이에 대한 몇몇 개의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상반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다만 미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을 담배로 진입하게 하는 유인 효과는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애초에 액상형 전자담배가 시장에 나온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연에 효과가 있는지, 인체의 유해성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없는 단계다.

▲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번 권고안과 세금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 질환 사례가 보고됐기 때문에 안전 문제 차원에서 나온 권고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일반 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해 사용하는 흡연자들에 대해 ‘다시 일반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되며, 효과가 입증된 금연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항상 당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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