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8일 ‘금배지’를 던진 이철희·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당 혁신을 주문했다. 방러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표는 최근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두 의원을 불러 “어떤 이야기를 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친 표창원(왼쪽) 이철희 의원. (사진=뉴시스)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친 표창원(왼쪽) 이철희 의원. (사진=뉴시스)

두 의원은 이 대표와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께 리더십을 가지고 당을 혁신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요청을 드렸다”면서 “저희는 불출마가 당 혁신 쇄신이라는 충정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구체적으로 이래라저래라 요구는 안 했다”며 당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제언은 하지 않았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중요한 것은 지도부 책임이다, 아니다가 아니라 우리 당이 쇄신·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렸다”며 “20·30대 젊은 층의 지지·호응을 더 받는 정당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표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불출마 선언을 한 이 의원은 “2030세대가 20명 이상이 돼야 집단적 힘을 발휘한다. 그러면 한국정치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며 ‘청년 쇄신론’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검찰개혁특위 전문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국사회가 미래로 가려면 젊은 세대에게 한국 사회의 주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정치에 20대, 30대가 대거 진입하게 해주는 게 한국 정치를 바꾸고 한국 사회를 바꾸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표 의원 역시 지난 24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에 인적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표 의원은 자신의 SNS에 불출마 선언문을 올리며 “저보다 더 새롭고 의욕에 넘치고, 전문성과 역량이 뛰어난, 특히 공익과 약자를 위하는 ‘공적 마인드’가 충만한 정치 신인으로 교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표 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민주당) 물갈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국민이 동의할 만큼 필요하고 그것이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두 의원은 이 대표가 자신들의 불출마 선언에 “얼마나 상심이 크면 그랬겠느냐. 이해한다”고 위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선거 때 ‘이번 선거를 끝으로 불출마한다’고 했더니 아내가 좋아하면서 만세를 불렀다”고 자신의 일화를 전해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런 말씀을 굳이 하신 걸 보면 정치가 그만큼 힘들고 저희 두 사람의 심경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는 일명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조응천·박용진·김해영 의원 등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조국 사태에서 벗어나 민생·경제로의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는 소신발언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오는 30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억눌렸던 당내 쇄신론이 표출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아예 오는 의총에서 의원들이 소신 발언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서 “주말을 거치면서 취재를 통해 (의원들이) 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정작 의총이 열리면 침묵하는 방식으로 가게 되면 당이 정말 골병들 것”이라며 “책임 있게 본인 이름을 걸고 얘기하는 것이 맞지 익명을 전제로 언론에 얘기하는 방식은 국회의원으로서 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의원들께서 좀 더 용기 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이해찬 책임론’에 대해서는 “이철희 의원처럼 지도부 책임론을 얘기하는 분들은 아주 소수”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안 없이 지도부 책임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책임론이다. 국민 보시기에 자칫 당내 새로운 혼란이 제기되거나 자기네들끼리 치고받고 싸운다고 (생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질서 있는 퇴각과 질서 있는 국면 전환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다음달 초 예정돼있던 민주당 의원 만찬 일정을 ‘무기한 연기’해 당내 제기되고 있는 쇄신론에 고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이 대표 비서실은 소속 의원에 문자를 보내 “일전에 안내해드린 11월 2일 세종시 만찬은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집회 일정과 추워진 날씨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무기한 연기하게 됐음을 안내해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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