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실행부터 다른 은행 계좌 등록, 조회·이체 신청까지 5분이면 O.K
은행권, 고객 확보전 치열…경품 이벤트 실시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계좌의 자금 출금과 이체 등이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가 30일 시범 가동되며, 결제 무한 경쟁 시대가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오픈뱅킹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설명회’를 열고 30일 오전 9시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범 실시 은행은 NH농협·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KB국민·BNK부산·제주·전북·BNK경남은행 등 총 10개 은행이다.

오픈뱅킹 시대 개막, 다양한 은행 애플리케이션. (사진=이해리 기자)

오픈뱅킹은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금융 소비자는 하나의 은행 앱에 자신의 모든 은행 계좌를 등록해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만 이용 대상이라 전자상거래 등에 이용되는 가상계좌로의 입금은 제한된다.

여러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인 오픈뱅킹 서비스를 <뉴스포스트>가 직접 이용해봤다.

오픈뱅킹 신청 과정. (사진=이해리 기자)

기자는 먼저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의 모바일 앱인 ‘우리WON뱅킹’을 선택했다. 우리WON뱅킹 앱에 접속한 뒤 ‘전체메뉴> 계좌관리> 우리오픈뱅킹’ 순으로 실행했다. 

계좌를 등록하기 전 메일 주소 확인은 필수다. 금융거래 정보 내역 통지가 이메일로 전송되기 때문이다. 이후 서비스 이용약관에 동의 하고 나면 계좌를 등록하는 창이 나온다. 거래 당 5개, 최대 50개의 계좌를 등록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계좌를 등록하기 위해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조회한 후 조회 동의와 출금(이체) 동의를 했다. 보안 카드 인증과 공인인증서 인증을 끝내면 서비스 신청 및 계좌 등록이 완료된다.

하나원큐 오픈뱅킹 화면. (사진=이해리 기자)
하나원큐 오픈뱅킹 화면. (사진=이해리 기자)

KEB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으로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신청해봤다. 하나원큐 앱을 실행해 로그인하자 오픈뱅킹 메뉴가 바로 보였다. KEB하나은행도 메일 주소 확인을 한 뒤 이용약관에 동의하니 계좌를 등록하는 창이 나왔다. 신한은행의 계좌를 등록했는데, 차이점은 오픈뱅킹 출금 동의를 할 때 기본적으로 조회에만 체크가 돼 있어 출금 부분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인증이 ARS로 진행됐고, 타 은행 계좌 출금 시 사용할 PIN 비밀번호도 등록했다.

하나원큐 앱에서 신한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를 해봤다. 이체 화면은 기존 모바일 앱과 똑같았고 이체 수수료도 들지 않았다.  

두 은행 앱 모두 실행부터 타 은행 계좌 등록까지 단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한 번에 타 은행 계좌를 5개까지 등록할 수 있어, 단 한 번의 실행으로 주로 사용하는 은행 계좌들을 모두 등록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갖췄다.  

오픈뱅킹 시스템은 사실상 24시간, 365일 운영된다. 현재 금융 결제망 중계시스템 정비 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10분(은행은 20분)으로 단축해 오전 0시 5분부터 오후 11시 55분까지 가동하는 체계를 갖췄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다. 오픈뱅킹 이용과정에서 은행 등 이용기관이 내는 수수료는 기존 금융 결제망 이용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중소형은 약 20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출금 이체 수수료(기존 500원)는 30∼50원, 입금 이체 수수료(400원)는 20∼40원으로 각각 내려간다.

(사진=금융위)
(사진=금융위)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자 은행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랜덤 캐시백 이벤트 ‘쏠(SOL)로 오픈하면 오픈 캐시 오백만 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별도의 응모 절차 없이 ▲오픈뱅킹 신규 가입 ▲ ‘MY 자산’ 서비스에 은행, 카드 보험 등 자산 추가 ▲오픈뱅킹을 통해 이체 거래 시 오픈 캐시를 받을 수 있으며 오픈 캐시는 즉시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 다른 은행 계좌 등록 이벤트를 진행한다. 영업점 직원이 발송한 문자메시지의 링크를 통해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740명을 추첨해 최고 10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또한 타행계좌 등록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경우 총 400명에게 ‘삼성 갤럭시노트 10’ 350개와 ‘삼성 갤럭시 폴드’ 50개를 경품으로 지급한다. 아울러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1만 2,000명에게는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과 현금 10만 원 등을 준다.

KEB하나은행은 ‘상품서비스 안내 마케팅’에 동의하고 퀴즈에 응모하는 이용자 중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2만 원 상당의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 오픈뱅킹 등록자 중 추첨을 통해 ▲1등 100만 하나 머니 적립(1명) ▲2등 5만 하나 머니 적립(2명) ▲3등 3만 하나머니 적립(3명) ▲4등 1,000명에게는 스타벅스 커피 쿠폰(1인 1매)을 제공한다. 하나 머니는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의 포인트로 현금과 동일한 결제수단이며 자동화기기(ATM)에서 출금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에 보유 중인 입출식 계좌를 ‘우리WON뱅킹’에 등록한 고객 선착순 2만 명을 대상으로 GS 쿠폰을 제공한다. 추가로 추첨을 통해 다이슨 드라이기, 에어팟, 백화점 상품권 등을 준다.

IBK기업은행은 다음 달 27일까지 스마트뱅킹 앱 ‘i-ONE뱅크’에서 오픈뱅킹을 통해 다른 은행 입출식·예금·적금·펀드 계좌를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6명에게 애플 아이폰11 Pro(1명), LG 노트북(2명), 삼성 공기청정기(3명),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모바일 쿠폰(500명)의 경품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NH스마트뱅킹과 인터넷뱅킹, 올원뱅크의 오픈뱅킹에서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LG 그램 노트북, 맥북에어, 기프트카드 등 총 2000명에게 경품을 증정하는 ‘따로 또 같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편, KDB산업·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한국카카오 등 나머지 8개 은행은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 18곳 모두는 30일부터 이체, 조회 등을 위한 정보 제공기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핀테크 기업까지 참여하는 오픈뱅킹 전면 시행은 12월 18일부터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모바일 뱅킹 등의 이용이 어려운 고객이 은행 점포를 방문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면 거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은행 위주인 참가 금융회사를 내년부터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 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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