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가 지난 29일 오후 7시 6분 향년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으로 달려간 문 대통령은 병원에서 임종을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2월25일 부산 영도구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자택에서 모친과 성당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2월25일 부산 영도구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자택에서 모친과 성당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30일 새벽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희 어머니가 소천하셨다.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며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1년 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오랜 세월 신앙 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진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면서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 이제 당신이 믿으신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은 3일 간 천주교 의식으로 치러진다. 문 대통령은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이후 빈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병원에서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임종을 지켜본 이후 빈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빈소와 장지 등을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천주교 부산교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문 대통령 모친의 빈소가 부산 남천성당 영안실에 마련됐다고 밝혔다. 장례 미사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30분 남천성당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경남 양산 부산교구 하늘공원이다.

고 강 여사는 1927년 생으로 남편 고(故) 문용형씨(1978년 59세로 별세)와 함께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지난 1950년 6·25 전쟁으로 경남 거제로 피란을 왔다. 피난 당시 강 여사는 ‘흥남 철수 배’로 유명한 매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왔다. 문 대통령은 부모님이 거제도에 도착한 뒤 3년 뒤인 1953년 1월에 태어났다.

강 여사는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남편 문씨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달걀을 팔거나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등 전적으로 집안 생계를 책임지며 일했다고 한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2004년 당시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뽑혀 금강산 온정각에서 북에 있던 막내 여동생 강병옥씨를 상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에는 청와대 경내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이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면서 문 대통령이 모친이 계신 부산에 자주 들렀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등 쉬는 날마다 강 여사를 찾아 건강을 살폈다. 지난 26일에도 강 여사의 위독 소식에 부산을 찾았다가 청와대로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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