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모름지기 군대는라는 것은…”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호 인사’로 영입을 추진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에 대통령은 보이지만 군 통수권자는 보이지 않는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4일 오전 10시 경 한국당 영입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사진=뉴시스)
4일 오전 10시 경 한국당 영입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사진=뉴시스)

이날 오전 10시 경 박 전 대장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를 정치 현장으로 불러들인 것은 황교안 대표가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를 맡는다.

박 전 대장은 “저의 임무는 군 통수권자를 찾아서 자기의 임무를 확실히 수행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며 “현실 정치에 참여하려고 했던 동기는 국민들 대다수가 나라가 어그러지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한다는 절박감에서 출발했다”고 정계 진출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박 전 대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현역 장교들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경로를 통해 저에게 전달했다”며 “대한민국 군대가 2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의 군대였는데 한국군 스스로 민병대라고 한탄할 정도로 전락했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군대에 △평화 △인권이 들어왔기 때문에 전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는 안보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안보를 희생해서 평화를 구걸하겠다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군대는 평화가 실패했을 때 준비하는 것이 군대다. 그런데 우리 군대에 평화를 주입하니 정신태세는 이완됐다”고 말했다.

인권에 대해서도 “군대의 특성을 무시한 인권이 무분별하게 들어와서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모름지기 군대라는 것은 불합리한 것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신념화해서 받아들이는 게 리더십의 모토”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장은 “지금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일개 소대가 작업을 하러 나갔는데 17시 일과 종료되면 병사들은 내무반으로 들어가고 부대장과 선임이 남아서 뒷정리를 한다고 한다. 이런 군대가 어떻게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겠나”라며 “불과 2년 전만 해도 강군이었던 군대가 민병대로 전락한 것은, 가장 큰 책임은 국군 통수권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제기된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적폐청산의 상징으로 이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장은 “저는 2017년 8월9일 민간이 신분이 됐다. 그런데 이 정부는 강제로 저를 현역신분으로 유지시켜서 군에서 군 검찰에서 수사하고 군사법원에서 기소했다”며 “것은 민간인은 군사법원에 세울 수 없다는 헌법 27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박 전 대장을 포함한 1차 인재영입 명단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당내 논란으로 보류한 바 있다. 박 전 대장은 당시 “냉장고를 절도해 가져갔다느니, 전자팔찌를 채워 인신을 구속했다느니, 제 처를 여단장으로 대우하라고 했다느니, 잘못한 병사를 일반전초(GOP)로 유배를 보냈다느니 하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이날도 박 전 대장은 “어마어마한 사법농단을 국민들은 공관병 갑질이라는 선전·선동에 부쳐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 정부는 4성 장군을 포승줄로 묶어 적폐청산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 전 대장은 일명 ‘공관병 갑질’ 재판에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것이 인용되면 지금까지 이뤄진 재판이 다 무효가 된다. 대법원 기한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고 헌재로 넘어가면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렇다면 저에게는 국가를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정계 진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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