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세페 첫 주말 미지근…“국내 최대 행사? 평소 같은데”
[르포] 코세페 첫 주말 미지근…“국내 최대 행사? 평소 같은데”
  • 홍여정 기자
  • 승인 2019.11.04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지난 1일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 쇼핑 행사인 ‘2019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를 표방해 시작된 코세페는 올해 5회째에 접어들었지만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친숙하지 않은 행사다. 지난 4년간 코세페에 대한 평가는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할인되는 물품도 적을뿐더러 할인율도 기존의 일반 행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떨까. 여전히 소비자들은 코세페 행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및 마트 분위기도 코세페보다는 자사 세일 행사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 관련 특가전이 진행중이다 (사진=홍여정 기자)
현대백화점 천호점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 관련 특가전이 진행중이다 (사진=홍여정 기자)

지난 3일 오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만난 이은아(33·가명) 씨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알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저 겨울 코트를 구입하려고 와봤는데 여기(행사장)에서 세일을 하고 있어 구경 중이다”라며 “이 행사가 그거(코세페)인 거냐”라며 되물었다.

이 씨가 말한 것처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2층 연결통로 앞에서는 ‘창립 40주년 롯데, 캐시미어&코트 페어’가 열리고 있었다. 백화점 내부로 들어가니 ‘롯데 블랙 페스타’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롯데 블랙 페스타’는 올해 롯데쇼핑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세일 행사로 ‘코세페’와는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백화점 2층에서 만난 회사원 박정훈(42) 씨는 “어제 코세페에 대한 뉴스를 봐서 알고 있다. 아내와 식료품 코너에서 장을 보기 전에 세일을 어느 정도 하는지 구경 삼아 와봤는데 원래 하던 백화점 행사와 차이를 못 느끼겠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2층 매장에서는 코세페에 대한 안내문은 찾을 수 없었고 시즌 오프, 브랜드 데이 등의 행사만 몇몇 점포가 진행하고 있었다.

뒤이어 찾은 현대백화점 천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코세페 기간에 맞춰 ‘코리아 현대 페스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호점에는 지난달 25일부터 진행된 ‘창사 48주년 고객 감사제’ 현수막이 전 층에 걸려있었다. 한 직원에게 코세페 관련 행사가 무엇이 있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면서 “지하 1층 행사장에서 진행 중인 것이 있다”라고 안내해줬다.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는 가방&액세서리 특가전이 열리고 있었고 이곳에서 코세페 현수막을 찾을 수 있었다. 가방을 구경하고 있던 윤미진(30·가명) 씨는 “코세페 기간이라고 해서 좀 더 큰 할인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라며 발길을 돌렸다.

롯데마트 정육코너에서는 블랙페스타 관련 한우를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사진=홍여정 기자)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정육코너에서는 블랙페스타 관련 한우를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사진=홍여정 기자)

주요 대형마트에서도 코세페에 대한 안내는 찾기 어려웠다. 롯데마트의 경우 전단지 상단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 로고를 적어놓긴 했지만 자사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더 강조했고 이마트의 경우 신세계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쓱데이’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마트 천호점에서 만난 김현영(29세) 씨는 “코세페는 처음 들어본다. 쓱데이 행사를 한다고 해서 예전에 초저가 행사를 또 하나보다 생각했다. 와서 보니 고기나 계란 등 할인 품목이 많아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만난 임수미(38세·가명) 씨는 “롯데마트도 하고 있는 거냐. 한우 10년 전 가격으로 판다는 전단지 보고 왔는데 둘러봐야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만난 고객들 대부분은 이번 행사가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인지는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백화점에서 만난 유지훈(45·가명) 씨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직구로 구하고 싶은 게 있을 만큼 품목도 다양하고 할인율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간을 기다렸다가 줄 서서 사기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꼭 이 할인 기간에 사야 할 특별한 품목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할인율도 적다. 온라인에서 싸게 파는 그 수준의 할인 폭이라면 굳이 기다렸다 살 필요는 없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이벤트 '페스타 고' 관련 이미지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 갈무리)
코리아세일페스타 이벤트 '페스타 고' 관련 이미지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코세페는 기업의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민간 주도 방식으로 처음 열렸다. 참여 기업은 백화점, 마트부터 동네 슈퍼마켓까지 600여 개 유통·제조·서비스 업체다. 할인율 및 품목 등을 민간 업체 자율에 맡기다 보니 각 업체별로 다른 행사명을 내세우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 통합된 행사로 인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코세페 기간 동안 진행되는 ‘FESTA GO’ 이벤트도 불친절했다. 이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QR코드를 찍어 이벤트 배지 8개를 획득해 인증하면 경품을 주는 행사다.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QR 코드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QR 코드는 코세페 공식 홈페이지에 ’SNS, 행사 현장, 참여기업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적혀있지만 현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설명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홍여정 기자 duwjddid@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