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4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직전 이뤄졌던 한일 정상 환담에 얼어붙었던 한일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다가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한일 정상 간 ‘깜짝 회담’은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성사됐다. 회의 시작 전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정상 등과 환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를 발견하고는 그에게 다가갔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 “잠시 앉아서 이야기하자”고 권하고는 그를 이끌 듯이 자신의 옆 자리로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즉석에서 이뤄진 환담이라 일본어 통역 직원이 없어 한국어→영어→일본어 순으로 통역을 해야 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공식석상에서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해 9월25일 뉴욕 유엔총회 계기로 마련된 다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 이후 13개월 여 만이다. 이날 양 정상은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일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한일간 ‘대화’에 초점을 맞춘 해석이다.

반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환담에 대해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한일 두 나라 간 문제에 관한 일본의 원칙적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이 국제법상 위반이며, 국가 간 신뢰 회복을 위한 한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

이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일본 대화 집중 기조에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김칫국해석은 삼가야 한다”며 “청와대는 우호적인 분위기, 일본 측은 ‘원칙적 입장 고수’ 그 해석의 차이를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관계를 여기까지 끌고 온 핵심 참모들에게 책임을 묻고 이 정권 외교안보라인 교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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