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학교로, ‘입학 전쟁’ 끝낼수 있을까...학부모·교사 반응
처음학교로, ‘입학 전쟁’ 끝낼수 있을까...학부모·교사 반응
  • 홍여정 기자
  • 승인 2019.11.0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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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매년 11월이 되면 ‘유치원 입학 전쟁’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자녀의 유치원 입학을 위해 텐트까지 쳐가며 밤새 줄을 서는 학부모들의 모습이나 온 가족을 총동원해 추첨을 하러 가는 이야기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16년 ‘처음학교로’라는 유치원 입학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처음학교로’는 온라인으로 유치원 입학 신청을 하면 추첨 결과까지 알려주는 인터넷 누리집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체 유치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의 참여도가 낮아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행 4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사립유치원의 99%가 참여하며 어떤 효과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처음학교로’의 2020년 원아 모집이 시작된가운데 예비 학부모들과 유치원 교사들에게 바뀐 입학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서울의 한 국공립 유치원.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독자 제공)
서울의 한 국공립 유치원.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홍여정 기자)

2020학년도 유치원 입학을 위한 온라인 입학관리 시스템 ‘처음학교로’가 개통됐다. ‘처음학교로’는 정부가 학부모의 부담과 원아 입학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교원 업무 부담을 덜고자 시작한 서비스로 학부모가 유치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입학 신청·추첨·등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 2016년부터 서울·세종·충북 지역에서 시범 운영된 ‘처음학교로’는 다음 해인 2017년부터 전국에 도입됐다. 국공립 유치원(병설·단설)의 경우 의무 참여였지만 사립유치원은 희망하는 곳만 참여해 그 수가 적었다. 일부 사립유치원에서는 국공립 유치원 쏠림 현상을 우려해 참여하는 것을 꺼려 했던 것. 그 결과 전국 도입 첫해인 2017년 참여율은 2.8%였고 지난해(2018년)는 59.4%에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모든 시·도 교육청에서 지원 중단 등의 강경책과 조례를 제정해 사립유치원까지 참여를 의무화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처음학교로’ 사전 등록한 사립유치원은 전체의 99.1%(전체 3686곳 가운데 3651곳)다.

시스템이 개방된 이번 달 1일부터 유치원 예비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자녀 등록을 할 수 있다. ‘유치원찾기’를 통해 지원하고자 하는 유치원의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모집 일정에 따라 지원하면 된다.

5일부터 7일 까지는 우선 모집 기간이었다. 우선 모집 자격 조건은 재원생, 특수교육대상자, 법정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 국가보훈대상자 가정의 자녀 등이다. 일부 원마다 재원생 동생, 다자녀, 근거리 등의 추가적으로 기준이 더해지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했다. 우선 모집 추첨 결과 발표는 12일이다. 이후 19일부터 21일까지는 일반모집 접수가 진행되며 추첨 결과 발표는 26일이다.

(사진=처음학교로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처음학교로 홈페이지 갈무리)

▲ 불안·걱정 엄마들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치원 입학은 소위 ‘로또’를 맞아야 했다. 인기 있는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새는 학부모들도 있었고 ‘공뽑기’를 통해 입학의 당락이 결정되기도 했다. 추첨 날짜가 겹치면 학부모 외에 조부모, 친척이 대신 가거나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대리 추첨을 하기도 했다.

일부 유치원의 경우 입학설명회날 추첨권을 나눠줘 맞벌이 부모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입학 설명회에 참석하고 또 추첨권을 뽑기 위해 휴가를 써야하는 등 두번의 근무 시간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2016년 온라인 입학관리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의 도입은 학부모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발품 파는 시간이 줄고 공정한 입학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난해 사립유치원들의 참여율이 절반 수준에 그치며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처음학교로가 시행됐다는 소식에 마음 편히 홈페이지에서 지원하려는 유치원을 검색했지만 정보가 나오지 않아 결국 온라인접수는 온라인대로 하고 유치원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는 학부모도 많았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전국 99.1%의 유치원 접수가 ‘처음학교로’로 이뤄지며 예비 학부모들의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내년 5세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한 학부모는 <뉴스포스트>에 “차량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거리를 기준으로 잡고 유치원을 보고 있는데 선택의 폭이 적은 것 같긴 하다. 추가 모집도 있을 거고 우리 아이가 들어갈 유치원 하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 많이 걱정은 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3곳을 1·2·3 지망으로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뽑는 인원수에서 우선 모집이 먼저 이뤄진 후 나머지 인원으로 일반 모집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3곳 모두 탈락할 경우 대기 순위를 기다려야 하는데 일반모집 대기자는 12월 31일까지 자격이 유지된다. 그 이후에는 유치원 재량으로 추가 모집이 진행되는데 이렇게 되면 학부모가 직접 유치원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서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점은 3곳 모두 탈락했을 경우다. 다 떨어졌을 경우 자리가 남아있는 유치원이 있을 지도 미지수며 거리, 형제자매 여부, 교육비, 교육과정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을 포기하고 남은 곳을 울며 겨자 먹기로 갈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 처음학교로 홈페이지에 유치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직접 원에 가서 교사들의 성향, 유치원 분위기, 교육과정 등을 설명을 듣고 지원할 수 있었던 예전이 더 좋았다고 말하는 학부모도 있다.

한 학부모는 “워킹맘이라 설명회 다니기도 눈치가 보이지만 양해를 구하고 다니고 있는데 모든 유치원에서 1순위만 강조할 뿐이고 불안한 마음뿐이다. 눈치게임도 아니고 너무 어렵다”라며 “3곳 다 떨어질 수도 있는 시스템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도 “며칠 전 방문한 유치원 설명회에서 원장님이 아이들 성향에 따라 유치원을 찾아가야 하는데 만나보지도 못하고 컴퓨터가 정해준 데로 가야 하는 게 맞는 건가 하시던데 공감이 갔다”라고 말했다.

▲ 설명회 당일 출근은 없어졌지만…부모와의 소통 우려도

‘처음학교로’에 대한 유치원 현장의 생각은 어떨까.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의 교사 A 씨는 <뉴스포스트>에 “일단 유치원에서 원서 접수하는 절차가 없다보니 편해지긴 했다”라며 “그러나 원서 접수가 유치원 교사 업무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이 줄었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다”라고 답했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 교사 B 씨도 의견은 비슷했다. 입학설명회나 추첨 당일 행사를 위해 준비를 하고 당일에 출근하는 경우는 없어졌지만 전화 문의가 많아 하는 일은 비슷하다고 했다. 유치원에 대한 문의 사항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처음학교로 시스템 관련해서도 유치원에 많이 물어보기 때문에 업무가 과중된다는 것. 또한 그는 이번 ‘처음학교로’를 통해 추첨으로 들어오는 학부모들과 1년 과정을 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B씨는 “우리 원의 경우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에 한해서 작년까지는 입학설명회를 여러 번 진행했다. 왜냐하면 우리 유치원 교육 철학에 대해 말씀드리고 이해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학부모들과 함께 해야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학부모님들의 선택이 아닌 추첨이기 때문에 교육적인 부분이 중점이 아닌 상황인 것 같다. 내년 1년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예측을 교사들끼리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치원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상에 떠도는 일부 근거 없는 소문으로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판단해 버리는 일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기도권 사립유치원 교사 C 씨는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학부모들이 추첨을 하면서 불만사항을 교육청에 민원을 넣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게 없어졌다. 설명회 한 번과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를 가지고 학부모가 선택해서 넣기 때문이다”라며 “아직 일반모집이 시작된 건 아니지만 작년과 비교해 봤을 때 중간에 번복(입학 포기)하는 확률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학부모들이 5~6군데씩 다 넣어 놓고 나서 하나 선택하고 나머지는 취소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단점의 경우 “‘처음학교로’는 인터넷 접수를 하면 그 근거 서류는 원으로 보내야 한다. 그럼 담당자가 일일이 확인해서 잘못됐거나 누락된 것은 고치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이 부분의 인력이 부족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가 지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치원 순위가 매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기 많은 유치원은 많이 몰릴 것이고 그렇지 못한 곳은 아예 일반모집에서 미달이 될 것이다. 추가 모집으로 계속 넘어가면 그 유치원은 인기 없는 유치원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지적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처음학교로’에 대해 “유치원 공공성 강화와 입학단계의 공정성 확보, 나아가 유아를 둔 부모님들의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국 국공립 유치원의 원아 모집이 처음으로 ‘처음학교로’에서 실행되는 만큼 우려를 딛고 부모와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여정 기자 duwjdd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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