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년 반 ‘숫자’로 되돌아봤다
문재인 정부 2년 반 ‘숫자’로 되돌아봤다
  • 김혜선 기자
  • 승인 2019.1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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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9일을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5년 임기 절반이 흘렀다. 촛불집회의 열망 아래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라는 슬로건 아래 공정한 대한민국을 꿈꿨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 기초체력이 약한 우리 경제는 문재인 정부 전반전 내내 ‘아픈 손가락’이었다. 겨우 물꼬를 튼 북미 대화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제징용 판결로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 보복도 수습해야 한다. 이날을 기점으로 2년 6개월의 문재인 정부 ‘전반전’을 숫자로 되돌아봤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0: 물가 0% 시대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계속 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8월 물가가 -0.038%를 기록하며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0.4%를 기록해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에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내놨다. 정부 경제정책의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달 28일 연구 보고서에서 “물가하락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해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모두 하락한 것은 공급 충격보다는 수요 충격이 더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풍작 등으로 농산물 수확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가는 ‘공급 충격’보다 소비 심리가 위축돼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는 ‘수요 충격’이 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물가→기대인플레이션 하락→수요 위축→물가 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0%대로 올라섰다. (그래픽=뉴시스)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0%대로 올라섰다. (그래픽=뉴시스)

이러한 우려는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다시 0%대로 올라서며 한 숨 덜었다. 통계청은 지난달 마이너스 물가를 고려하면 물가가 사실상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늘려봐도 10월에는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번 플러스 물가는 태풍으로 배추값 등이 급등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물가 상승이 지속될지 또다시 하락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 이낙연, 단 한명의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총리를 맡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이어졌다. 지난달 28일에는 ‘역대 최장수 총리’에 등극돼 대통령 임기 절반까지 동반해온 유일한 총리가 됐다. 박근혜 전 정부에서는 임기 반환점까지 총리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도 한 번 교체된 바 있다. 이전 최장수 총리는 김황식 전 총리(880일)이었다.

‘국정감사 스타’로도 통하는 이 총리는 매서운 정치권의 견제에도 여유롭게 질문을 받아넘기는 인텔리로 통한다. 또 이 총리는 각종 현안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순발력도 가져 ‘내치 관리형 총리’로 행정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이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1위를 달리는 중. 일찌감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총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 박근혜·이명박 구속

문재인 정부가 임기 초반부터 ‘적폐청산’을 주요 정책으로 꼽은 만큼, 전두환·노태우 이후 23년 만에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 21일 만인 2017년 3월31일 구속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1심 재판에서 징역 24년을, 2심에서는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도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개입 2심(징역 2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2심(징역 5년)을 받아 총 징역 3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다만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 8월29일 대법원에서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 환송됐다. 대통령 등 공직자에게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는 다른 범죄 혐의와 따로 선고돼야 하는데, 혐의가 분리되지 않았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지난해 3월 22일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자통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법원 판결을 받고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현재 2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법원으로부터 보석 허가를 받아 현재 자택에 있다. 법원은 자택에만 머물고, 배우자와 변호인, 직계혈통만 접견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해줬다.

3: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한반도 운전자론’으로도 통하는 문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미 대화의 장을 만들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남북미 신뢰관계 형성→남북한이 새로운 경제 공동체로 번영을 이루며 공존하는 ‘신 한반도 체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평양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평양공동취재단)

이같은 대북정책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번 정상회담을 가졌다. 1차 정상회담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남측에서 진행됐다. 당시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전 세계에 평화에 대한 열망을 심어줬다. 이후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같은 해 9월에는 문 대통령이 전격 평양을 방문해 3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비핵화 판 자체가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두 번째로 열린 북미정상회담은 충격적인 ‘노 딜’로 끝났다.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로 이어지면서 북한은 잇달아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 북한 측은 미국과의 협상 기한을 ‘연내’로 못 박으면서 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36: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4일 임명 36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통하던 조 전 장관의 낙마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문 대통령 지지율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법무장관에 낙점한 이유는 ‘검찰개혁’ 때문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검증 과정에서 그의 자녀들의 입시 특혜 논란과 가족 펀드 등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며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명 ‘조국 사태’는 수개월 동안 정치권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고,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대표되는 광장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서초동 광장은 조 전 장관의 수호를 외쳤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김혜선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김혜선 기자)

논란이 지속되자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점차 하락세를 그렸다. 지난 18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긍정평가는 39%.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데다가 대선득표율보다 낮은 지지도에 여당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다만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이후 3주 연속 상승해 지난 8일에는 긍정평가 45%를 기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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