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내외 현안에 대해 국민들의 질문을 즉석에서 주고받는다. 지역·성별·연령을 골고루 반영해 뽑힌 국민 300명에게 ‘각본 없는’ 타운홀 미팅 형식의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의 국민대화는 이날 오후 8시부터 MBC에서 10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사회자는 MC 겸 가수 배철수 씨가 맡았다. 문 대통령이 대국민 정책 질의응답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지난 5월 KBS 특집대담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국민대화는 지난 9일을 기점으로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문 대통령이 국민소통 행보를 강조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민대화 패널로 참가하는 국민 300명은 주관사인 MBC가 전적으로 선정했다. 세대와 지역, 성별, 인구비율을 반영했고, 노인, 농어촌,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 지역 국민들을 배려해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대화에 참여하는 국민들은 정치·경제·외교·안보·민생·노동 등 분야에 제한없이 자유롭게 문 대통령에게 질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 대통령은 일명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한차례 몸살을 겪었다. 사전 각본이 없는만큼, 민감한 내용의 ‘돌발질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통상 월요일에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지 않은 채 국민대화 답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국민대화 직전까지 참모들이 선별한 예상질문 등을 살펴보며 답변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던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이번 국민대화를 두고 “저라면 그 연출은 안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국민대화 기획에 대한 우려를 몇 가지 제시했다.

탁 자문위원은 이미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국민과의 대화에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고 있는데, 또다른 ‘국민대화’를 연출해야하는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가 직접 국민청원을 받고, 각본 없는 기자회견을 하고 많은 간담회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가장 많이 야당 대표들을 만나고, 소통수석실이 운영되고 SNS계정을 통해 국민들의 말을 듣고 수시로 관련한 보고를 받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만약 ‘국민과의 대화’를 저보고 연출하라면 막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패널을 선정하는 방법도 고민거리다. 탁 자문위원은 “무작위로 질문자 선정하면 중복과 질문 수준에 이견이 있을 것이고 참여 대상자를 직접 고르면 짜고 했다고 공격할 것이 자명하다”며 “임기 초 국민들과 생방송을 한번 했던 적이 있는데 생방송의 질문자 리허설을 했다고 조선일보와 몇몇 보수지들의 되도 않는 힐난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질문의 수준, 분야, 깊이, 답변의 수위와 내용까지 모두가 고민되는 지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의 무게’도 우려했다. 그는 “생방송으로 생생한 질문을 받고 즉각적인 답변을 하는 것이 대통령의 국정파악과 순발력을 보여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대통령 말씀의 무게와 깊이 보다 중요한 것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한 나라의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만큼 신중하고 깊이가 있어야 하는데, 정제되지 않은 질문 속에서 문 대통령의 답변이 자칫 가볍게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탁 자문위원은 “어떤 질문도 그 수준과 내용에 상관없이 당신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감히 들여다본다”면서 “어떤 기획도 의도도 연출도 없이 방송사가 정한 룰과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대통령의 진심으로만 국민과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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