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예순여덟 ‘실버도슨트’가 본 미술의 세계
[탐방] 예순여덟 ‘실버도슨트’가 본 미술의 세계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9.11.21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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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미술관, 어르신 ‘도슨트’ 교육...큐레이터도
전시 기획부터 해설까지...“내 삶 가치 높아져”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어르신 큐레이터들이 기획한 전시회에 놀러오세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서 전시회 ‘2019 탑골대동제 선배시민의 사계’가 열렸다. (사진=서울노인복지센터 제공)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서 전시회 ‘2019 탑골대동제 선배시민의 사계’가 열렸다. (사진=서울노인복지센터 제공)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전시회 ‘2019 탑골대동제 선배시민의 사계’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서예, 수묵화, 서양화 등 총 15개 미술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한 어르신들이 손수 창작한 작품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자화상’과 ‘고향’, ‘나의 꿈’, ‘사계’ 등 총 4가지 주제로 창작됐다. 어르신들이 직접 기획하고, 작품으로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선배 시민’들이 거닐었던 다채로운 색깔의 사계절을 담아냈다.

전시회 ‘2019 탑골대동제 선배시민의 사계’ 전경. (사진=서울노인복지센터 제공)
전시회 ‘2019 탑골대동제 선배시민의 사계’ 전경. (사진=서울노인복지센터 제공)
커피드로잉 기법으로 그린 자화상. (사진=서울노인복지센터 제공)
어르신들이 커피드로잉 기법으로 그린 자화상. (사진=서울노인복지센터 제공)

젊은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옛것의 가치를 잘 아는 어르신들의 작품인 만큼 정갈한 글씨가 인상적인 ‘서예’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 ‘수묵화’ 등 한국적 색채가 담긴 미술품들이 많았다. 화사하게 핀 꽃을 그려낸 ‘정물화’나 사계절의 정취를 담은 ‘유화’, ‘커피 드로잉’ 기법을 활용한 자화상 등 서양화도 적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특별한 이유는 어르신들이 직접 출품작을 창작했을 뿐 아니라 전시의 기획과 작품 배치 등 전반적인 큐레이팅 작업에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15일부터 진행된 탑골미술관의 ‘도슨트플러스+’ 프로그램을 이수한 어르신들이 전시 해설을 담당하는 ‘도슨트’의 역할을 넘어 전시 기획 등 큐레이터 역할을 맡았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서 어르신들이 창작한 작품들이 전시회 배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서 어르신들이 창작한 작품들이 전시회 배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어르신 큐레이터 참여 의의

탑골미술관은 지난 2013년 개관 이래 ‘실버도슨트’라는 이름으로 시니어 도슨트를 양성해 왔다. 도슨트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 작품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양성된 시니어 도슨트들은 탑골미술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어린이박물관 등에서 작품 해설을 했다.

‘도슨트플러스+’는 기존의 ‘실버도슨트’의 영역을 확장해 전시 기획과 미술관의 공간적 개념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탑골미술관 측 설명이다. 즉 도슨트와 큐레이터를 동시에 양성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뉴스포스트>가 이달 19일 탑골미술관을 방문했을 때에는 어르신들을 상대로 ‘도슨트플러스+’ 교육이 한창이었다.

이날 본지 취재진이 탑골미술관에서 만난 김귀정(68) 씨는 “젊은 시절 전시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도슨트플러스+’가 생기는 바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걸 배워서 나중에 미술관에 가서 견문도 넓히고 (도슨트 및 큐레이터) 활동을 하면 내 삶이 더 값질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서 어르신들이 ‘도슨트플러스+’를 이수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산하 탑골미술관에서 어르신들이 ‘도슨트플러스+’를 이수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교육에는 김씨를 포함한 10여 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성별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미술관 바닥과 벽면에는 전시 예정인 작품들이 배열돼 있었다. 이날 수업은 작품들을 어떻게 전시회에 배치할 것인지 의논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강의를 진행하는 탑골미술관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등 상당히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했다.

수업을 진행했던 탑골미술관 관계자는 본지에 “전시란 무엇인지, 미술이란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학습함과 더불어 실무에 대한 학습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수업에서 전시의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작품들이 들어왔다”며 “이제 해당 작품들을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의논하고, 실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9 탑골대동제 선배시민의 사계’는 탑골미술관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다만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일이라 관람이 불가능하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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