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무기한 파업 사흘...일반열차 운행율 65%
국토부, 대책 마련...노조, 김현미 장관에 면담 요청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안전인력 충원과 공공성 강화 등을 이유로 철도 파업이 사흘째 지속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발이 묶인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대화 가능성이 열릴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22일 모바일 승차권 예매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 화면에 파업 관련 공지가 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22일 모바일 승차권 예매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 화면에 파업 관련 공지가 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상시와 비교해 78%다. KTX는 73.6%, 일반 열차 65.4%, 화물열차 25%, 수도권 전철 86.1% 수준이다. 철도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30.1%로 전날인 21일 28.9%보다 소폭 증가했다. 대체 인력 2,147명이 투입됐지만, 근무 인력은 평상시 대비 77.7%다.

앞서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철도노조는 ▲ 인력 충원 ▲ 임금 인상 ▲ 생명 안전 업무 담당 직원들의 정규직화 ▲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KTX-SRT 통합 등을 촉구했다.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쟁점은 ‘안전’이다. 노조가 충원되길 바라는 인력은 안전 관련 인력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밀양역에서 선로 작업 노동자가 달려오는 열차에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선로 감시원 인력 부족이 원인이었다. 내년 1월부터 3조 2교대제가 4조 2교대제로 바뀌는데, 노조(4,654명)와 사측(1,865명)은 적정 인원이 몇 명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노조가 주장한 인력만큼 충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가 수익 창출이나 비용 절감 없이 일시에 4천여 명의 인력을 증원하면 영업적자 누적 등 재무 여건이 악화하고, 운임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노조를 향해 “파업을 멈추고 노사교섭을 재개해 합의를 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철도파업이 수일째 지속하는 상황. 오는 23일 서울 조계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도 연다. 하지만 노사 대화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 처럼 보인다. 노조는 오늘 김 장관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노사교섭만으로는 조속한 합의가 어려워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해 형식에 구애 없는 만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안전이라는 필수적 가치가 이번 파업의 명분이지만, 당장 주말 철도 이용객들의 발이 묶였다. 특히 다가오는 주말은 서울대 등 서울 상위권 주요 대학의 수시면접과 논술시험이 예정돼 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수송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한국철도는 수험생이 이용하는 열차가 지연될 경우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에 추가 운임 없이 무료로 환승할 수 있도록 했다. 도착역에서 시험장까지 긴급 수송할 수 있도록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 체제도 구축했다. 한국철도는 코레일 홈페이지와 모바일 승차권 예매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 공지사항에 운행 중지 열차에 대한 안내와 목록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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