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USITC 증거개시 유출은 문제, 사법기관도 아닌 LG화학의 유권해석 이해 안가”
- LG화학 “배상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우선” vs SK이노베이션 “재판 결과로 보면 될 것”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25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영업비밀침해 소송 건과 관련해 LG화학에 “부끄럽고 부끄럽다”라고 했다. LG화학이 USITC에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을 요청했다고 밝힌 뒤 11일 만에 나온 첫 대응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4일 LG화학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증거개시(Discovery) 과정에서 USITC에 제출할 자료를 수차례 임의로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과 법정모독 행위가 나타났다며 USITC에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USITC 증거개시 내용이 외부 유출된 것 △USITC가 내리지도 않은 결정을 LG화학이 임의로 유권해석을 한 것 △잘못된 대화 방식을 고집하는 LG화학의 태도 등을 지적하며 LG화학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USITC의 증거개시는 진행 중인 사안인 까닭에, 이게 어떤 경로든 조사한 내용이 밖으로 나가선 안 되는데 나간 것”이라며 “양측 법률대리인만 알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이 언론플레이를 위해 공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USITC에 제출한 자료가 100만 건인데 그 가운데 대여섯 개만 LG화학이 유리하게 편집해 낸 자료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 등을 통해 법정을 모독했다는 주장에는 “증거개시 과정을 진행하는 USITC는 증거인멸이나 법정모독이라고 결정한 바 없음에도 LG화학이 멋대로 유권해석을 하고 법리 판단을 한 것”이라며 “도대체 왜 사법기관도 아니면서 사법기관 행세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LG화학은 이번 소송 건과 관련해 △사과 △배상 △재발방지 약속 등 SK이노베이션과의 대화에 앞서 세 가지 조건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우리는 대화를 얘기한 적도 없다”며 “재판 결과로 보면 되는 데 왜 자꾸 조건부 대화를 언급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이어 “꾸준히 이야기한 것처럼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과 일본 등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로펌에 수 천 억씩 가져다주면서 소송을 벌이는 게 맞는 것인지 LG화학은 반성을 먼저 해보라”며 “이런 상황이 부끄럽고 부끄럽고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LG화학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을 논의할 생각이 있으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만 없다면 법정에서 가리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조건부 대화 의지를 고수해, 영업비밀침해를 둘러싼 양사의 국제 소송전은 이른 시일에 끝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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