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주요 증권사 CEO 총 10여 명
대부분 실적 양호한 수준, 연임 가능성 높아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연말·연초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중 절반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 각종 사고 여파로 인해 교체 가능성도 보고 있지만,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곳의 증권사 가운데 10곳이 내년 1분기 말(3월 말)까지 CEO의 임기가 끝난다.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이 중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다음 달 14일 가장 먼저 임기 만료를 앞뒀다. IBK투자증권은 내달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사장의 연임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경영 실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모회사의 수장 교체 등의 이슈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IBK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지난 2017년 12월 선임됐다. 첫 은행 출신 최고경영자로 지난 2년간 중소기업 지원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중기지원 특화 증권사의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춤한 실적으로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의 올 3분기 개별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감소한 60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IB 부문 영업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해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수익은 9% 증가한 9,451억1412만 원을 기록했다. 

내년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NH투자증권이 IB(투자은행) 명가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시장(IPO)의 '대어'로 주목받았던 현대오토에버를 상장 주관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NH투자증권의 지난 상반기 순이익은 2,792억 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599억 원으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이 사장도 재임 기간에 실적개선 공을 인정받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증권의 누적 순이익은 642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3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대표이사 부회장은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6년 미래에셋 대우증권 합병 이후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를 맡고 맡고 있다. 주 부회장은 지난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5,253억 원으로 2017년 기록한 연간 최고 순이익(5,049억 원)을 3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실적과 함께 취임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연임이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임원들의 임기는 1년으로 매년 재계약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3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09억 원)보다 29.8% 증가하는 실적을 냈다.

이외에도 장수 CEO들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증권사 장수 CEO인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2008년 취임한 이후 10년 넘게 교보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다. 

현재 5연임에 성공했으며,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어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6연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교보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5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4분기 성과까지 더하면 역대 최고 수준인 80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보다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낸 곳은 분위기 쇄신 등을 이유로 CEO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6년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SK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85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최대 주주가 J&W파트너스로 변경됐고, 김신 사장이 2013년 12월부터 자리를 지켜온 만큼 세대교체를 위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또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614억 원으로 작년(917억 원)보다 33% 줄어 동양증권 시절부터 CEO로 재직해온 서명석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B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이익 486억 원으로 작년(672억 원)보다 27.7% 감소해 고원종 사장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오는 2020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 대표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부터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는 나 대표는 취임 이후 두 번의 연임을 거쳐 8년 동안 대신증권 CEO 자리를 지켰다. 공식적인 서류지원은 다음 주께 이뤄질 전망이다. 

나 대표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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