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주일 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에 청와대는 물론 여야 대표가 찾아와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9일 단식 투쟁을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김혜선 기자)
지난 20일 단식 투쟁을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김혜선 기자)

황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철회와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올라온 2개 개혁안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단식 투쟁을 벌였다. 당초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단식 투쟁을 선언한 그는 천막 설치 문제로 국회 본관 앞과 청와대 앞을 오가며 단식을 하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에 가장 먼저 찾아온 이는 청와대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보내 단식을 만류했다고 한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난 22일에도 강 수석은 황 대표를 찾아 “우리 정부가 3개 소재 부품에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걸 정지하겠다고 했고, 지소미아(한일군사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정지한다. 국장급에서 (한‧일 간) 대화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는 국익의 문제였는데 대표께서 많이 고심해주셨고 이렇게 추운데 단식까지 해줘서 한편으론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황 대표를 찾아 안부를 물었다. 단식 이틀 째인 21일에는 김무성 의원이 찾아왔다.

지난 23일에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갔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귀국해 곧바로 황 대표를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님의 구국 단식, 국민들의 저항이 있으니 문재인 정권이 일단은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결정을 내려 정말 다행이다”라며 “대표님의 뜻을 잘 받들어 원내에서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대표님이 건강을 잃으실까 너무나 걱정된다”며 황 대표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단식 닷새째인 24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문했다. 황 대표는 기력이 많이 약해저 자리에서 완전히 일어나지 못하고 이 총리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면서 “황 대표가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 총리에 “문 대통령에게 말씀을 잘 전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나섰다. 이 대표는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와 협상하자고 했다”고 했다. 이날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 엿새째다. 고통은 고마운 동반자”라면서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같은 날에는 홍준표 전 대표와 이언주 무소속 의원도 황 대표를 찾아 안부를 물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6일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6일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황 대표를 찾았다. 먼저 황 대표를 찾은 유 의원은 “(황 대표가)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만류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지상욱 의원과 함께 동행했다.

손 대표는 유 의원이 돌아간 오후 경 황 대표를 찾았다. 그는 “건강이 안 좋으셔서 말씀하는 것을 잘 듣지는 못했고 하나님이 주신 생명, 건강을 유의하시라고 했다. 빨리 일어나서 손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도록 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기력이 너무 쇠해지고 혈압도 내려가고 했다는데 건강이 잘 유지되길 바란다”며 “하루빨리 단식을 풀고 우리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나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단식 일주일째를 접어든 황 대표의 건강상태는 기존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와 의료진을 준비해뒀다고 김도읍 비서실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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