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명박’ 대열에 치열한 경쟁 예상 / 박근혜-정몽준-이재오 삼파전 펼쳐질 듯

    대선 후 한나라당의 당권 향배와 관련 정몽준 의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정몽준 의원을 영입할 당시, ‘대선용’이라기보다 대선 후 ‘박근혜 견제카드’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나아가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지금보다 훨씬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선 후 팽당하나?”
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차기 당권과 차차기 대권을 둘러싼 한나라당 역학구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구도로서는 정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가 ‘포스트 이명박’을 놓고 대립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한 것이다. 사실 정의원의 입당 전만 해도 한나라당 내에서 차차기 대선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믿는 구석(?) 때문에 박 전 대표 측 의원들도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몽준 의원의 등장으로 이런 공식이 깨뜨려질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명박 캠프에서 박 전 대표측에 대한 감정

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 전 대표가 가진 선거에서의 파괴력 때문에 속이 끓어도 지금은 모시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상황은 달라질 거라는 얘기다.
반면 정몽준 의원의 경우는 다르다. 정 의원은 막강한 재력을 지닌데다 대중적 인기가 만만찮은 대선주자급이어서 박 전 대표와 충분이 경쟁 상대가 된다. 바로 이런 점이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요즘 이명박 후보의 유세에 거의 빠짐없이 동행한다. 정 의원의 ‘열성 유세’는 대선 이후 ‘당권’과 무관치 않다. 정 의원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 “행정부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당에서도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한 중진 의원은 “정의원이 가깝게는 내년 6월 당대표 선거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다음에는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의원의 입당과 관련, 무소속 곽성문 의원은 “이것은 이명박 후보가 박 전 대표를 배제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곽 의원은 ““정몽준 의원 입당은 ‘굳이 박근혜가 아니어도 된다’는 얘기로 풀이 된다. 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도 “정 의원은 차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포석을 두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명박 후보측 선대위 관계자가 “정 의원도 들어왔으니, 박 전 대표측도 더 열심히 유세에 참여하고,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박 전 대표측 이정현 언론특보는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느냐. 이명박 후보 밑에 몇몇 사람들을 보면, 꼭 쓸데없는 싸움을 붙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측도 정 의원을 이미 ‘경쟁대상’에 올려놓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측 한 의원은 “‘포스트 이명박’ 대열에 정 의원이 들어서는 게 어떤 면에선 좋다. 현재 19대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친이쪽 사람들보다야 낫지 않겠느냐”며 “그래도 정 의원은 조직이 없어서 박 전 대표에게 큰 위협은 안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권 놓고 박근혜, 이재오, 정몽준 3파전

한나라당 당내에서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전 최고위원, 정몽준 의원을 놓고 내년 6월 정당대회에서 당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 주목하고 있다.
대선 이후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 이 전 최고위원, 정몽준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삼국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박 전 대표는 YS와 DJ 이후 유일하게 남아있는 대중정치인으로서 적지 않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권을 잡는데 있어서는 당협위원장들을 누가 많이 거느리고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 전 최고가 우위다. 그가 당협위원장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어 무시할 수는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가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이제 그의 정치생명도 끝났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전 최고위원은 현재 몸을 바짝 낮춘 상황이다. MB 역시 이 전 최고가 당권 싸움에 전면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의원이 이 후보를 지지하기 이전 MB와 단 둘이 나눈 밀담이 화제가 됐다. 그 밀담 과정에서 이 후보가 정 의원에게 뭔가 큰 것을 약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의 한 중진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정 의원을 가리켜 말하는 것을 들으니 ‘총리 내락설’이 맞는 것 같아 발에 힘이 쭉 빠지더라”며 “정 의원의 입당이 박 전 대표 견제용이라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 의원은 “정 의원 입당은 차기 대권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으로, 박 전 대표의 시련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정 의원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실 정 의원이나 이 전 최고는 박 전 대표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 인사들이다. 두 사람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박 전 대표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정당의 결정은 국민의 의사와는 별개다. 아무리 박 전 대표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당내 세력이 없으면 당권을 잡을 수 없다.
오히려 세 불리를 느낀 정 의원과 이 전 최고가 결탁해 공동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 친박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그 쪽으로 붙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정 의원과 이 전 최고의 연합군 형성으로 박 전 대표가 고립될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회창 후보가 창당을 선언하며 박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회창 후보 측과 연대해 박.창 연합군 이룬다면 이명박 후보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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